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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비 오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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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듯 말 못하는

입 다문 동해바다

버려진 그림자처럼

갈기갈기 찢기다가

내 꿈도

풍랑에 싣고

심해 속에 묻고 있다.

태초적 그리움에

모래 밟고 뛰어가도

둔탁한 존재의 꽃잎

파도로도 잠기다가

허탈한

삶의 환희가

장대비로 쏟고 있다.

-장식환-

이 여름, 우리는 바다에서 삶을 보고, 우주를 보고, 하늘의 섭리를 본다. 바다는 삶의 현장이며 자연이고 신이다. '입 다문 동해 바다' 앞에 스스로 '버려진 그림자'가 되기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은 '풍랑에 싣고/ 심해 속에 묻'으며 위로 받기도 한다. 인간이기에 가지는 '태초적 그리움에/ 모래 밟고 뛰어가' 보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는 연약한 '존재의 꽃잎'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러다가 문득 '삶의 환희'를 바다 앞에서 온몸으로 느끼기도 한다. 바다는 인간의 감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우주며 생명체의 영원한 모성(母性)이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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