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를 딛고 야구 선수 꿈을 키우다 날개가 잠시 꺾인 '거포' 장왕근(20.충주 성심학교 졸업)이 신체 장애인들의 야구 월드컵에 도전한다. 장왕근은 지체장애 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팀 일원으로 오는 11월 4∼5일 일본고베에서 열리는 제1회 세계 신체장애인 야구대회에 출전한다.
장애인 이용시설인 정립회관의 주선으로 성사된 이번 대회에는 장왕근과 같은 충주 성심학교 졸업생인 이종환이 특별 초청됐고 나머지는 소프트볼을 했던 지체장애 선수 등 총 15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과 개최국 일본, 라이벌 대만 등 총 4개 팀이 리그전을 벌여승패와 점수 득실에 따라 세계 최강자를 가린다. 스페셜올림픽에 야구 종목이 없어 한국 장애인 야구팀 사상 국제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외인구단'의 사령탑에는 장왕근의 은사인 박상수 성심학교 야구팀 감독이 선임됐다.
장왕근은 지난 2002년 9월 국내 최초 청각장애아 야구팀으로 창단된 성심학교가배출한 장거리 타자다.
그는 장애의 불편함과 사회의 편견을 뛰어 넘어 봉황대기 등 전국 대회에 출전하며 야구를 향한 강한 열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심어줬고 2004년에는 '아름다운 꼴찌팀' 서울대와 친선 경기에서 희망의 홈런포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희망 전도사'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던 장왕근은 그러나 최근 좌절을 맛보고 지금은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12월 성심학교 졸업 후 감사용(49) 감독이 이끄는 창단팀 국제 디지털대에입학했지만 학교의 지원 부족 등 열악한 환경의 현실 벽에 막혀 지난 4월 선수 생활을 접고 대전 집에 머물고 있다.
그러던 중 신체장애인 야구 월드컵 소식을 전해 들었고 박상수 감독의 출전 요청에 "한국 대표로 열심히 뛰겠다"며 흔쾌히 승낙했다.
박상수 감독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4강 진출 신화를 창조한 야구 드림팀에 비할 수는 없지만 한국을 대표해 처음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미국, 일본 선수들의 기량에 못 미치지만 좋은 경험을 쌓고 오겠다. 우리 팀 공격의 핵인 왕근이의 한 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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