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대 재미 유학생, 당뇨 원인 찾았다"

시카고대 이유진 박사…'이뮤니티'에 논문 게재

미국에서 연구중인 20대 유학생이 제1형 당뇨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당뇨병 발병을 막는 동물시험에도 성공, 소아당뇨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시카고대학 병리학과 이유진(27.여) 박사는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가 췌장 안의 림프성 구조에서 활성화되면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베타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당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박사를 제1저자로 한 이번 연구결과는 셀(CELL)의 자매지로, 면역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ity)'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10월호에 정식 게재될 예정이다.

'1형 당뇨'는 탄수화물의 대사를 통해 혈중 내 당을 조절하는 중요 역할을 하는 인슐린이 췌장에서 분비되지 않는 질환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든지, 약을 먹어야만 한다.

체내 인슐린의 농도가 낮아지면 더 이상 혈중 내에 당을 저장 할 수 없기 때문에 고혈당을 유발하게 되고 결국 당뇨성 혼수(ketoacidosis), 탈수, 다뇨증(polyuria.다량의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등을 일으킨다.

보통 1형 당뇨는 선천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소아 당뇨로 불리는데, 전체 당뇨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2형 당뇨는 혈중 인슐린의 양은 충분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인슐린에 저항성이 생겨 인슐린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서 생긴다.

논문에 따르면 그동안에는 비장이나 림프 조직에서 자가 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가 활성화되고, 이 T-세포가 췌장으로 이동해 베타 세포를 손상시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체내에 T-세포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병균 대신 인체를 공격해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루푸스 등의 한 자가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체내 면역세포인 T-세포가 췌장 안의 림프성 구조에서 활성화되고, 이 T-세포가 베타세포를 파괴함으로써 당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암세포괴사 인자의 하나인 '라이트(LIGHT)' 단백질이 림프성 구조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베타 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가 비장이나 림프조직에서 활성화될 것이라는 그동안의 이론을 뒤집는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한 쥐를 대상으로 췌장 안의 림프성 구조 형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1형 당뇨의 발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도 성공했다.

이 박사는 "기초 연구성과이긴 하지만 췌장 안의 림프성 구조 형성을 막는다면 1형 당뇨를 예방할 수 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이 연구성과를 이용하면 당뇨 뿐만 아니라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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