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레딩FC와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가 벌어진 셰필드의 브래몰 레인 경기장. 이 경기장 한켠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조용히 자리잡고 앉았다. 다음 상대인 레딩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온 퍼거슨 감독은 진지하게 경기 내용을 살폈고 경기장을 휘저으며 골을 터뜨린 설기현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이 아끼는 박지성과 같은 한국인 선수인 그가 셰필드 문전 가운데에서 상대 수비를 젖히고 저격수의 총알처럼 날카롭게 날린 슛이 셰필드 그물 망을 가르는 것을 보면서 퍼거슨 감독은 말로만 듣던 설기현이 왜 경계 대상으로 꼽히는지 알았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초반 돌풍의 주역 레딩이 24일 오전1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MBC ESPN 중계)를 갖는다. 레딩의 공격을 이끄는 설기현은 지금까지와는 급이 다른 정상의 맨유를 맞아 부담과 의욕을 동시에 느끼며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른쪽 측면을 허물거나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직접 골 사냥을 노리는 설기현과 그를 막지 못한 상대 수비수들이 잇따라 교체당하는 것을 보면서 맨유의 수비진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 최근 뛰어난 공격 가담과 안정된 수비로 맨유의 주전 왼쪽 윙백으로 자리잡은 파트리스 에브라와 측면 미드필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이 설기현과 맞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라이언 긱스와 박지성의 부상 공백으로 측면 미드필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맨유는 호날두와 함께 키어런 리차드슨, 대런 플레처 등을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을 놓고 저울질 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기량과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 진영을 유린해오는 맨유는 레딩으로선 버거운 상대. 그러나 자신감이 충만한 설기현과 그의 동료들 역시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여서 경기 결과가 주목된다. 더욱이 레딩은 맨유전을 필두로 웨스트햄, 첼시, 아스날, 포츠머스, 리버풀, 토튼햄 등 강호들과의 7연전을 앞두고 있어 초반 돌풍이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앞서 23일 오후8시30분에는 이영표의 토튼햄 핫스퍼가 강호 리버풀과의 원정경기(MBC ESPN 중계)에 나선다. 베느와 아수-에코토에 밀려 자리를 잃고 있는 이영표는 이날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지난 시즌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인 리버풀전에서 인상적인 개인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던 이영표는 1년여만에 벤치에서 리버풀전을 지켜보게 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과 달리 16위(1승1무3패)의 부진 속에 처해 있는 토튼햄이 역시 9위(2승1무2패)로 부진한 리버풀을 상대로 반전을 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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