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스 닥터] 내 나이 아흔둘 "이것 쯤이야~"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의 일상이 지루하고 무미건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부터 버려도 좋다. 경북 문경시의 한 무료양로원인 '효도마을'(경북 문경시 농암면 내서리)에서 생활하는 92살의 구은애 할머니. 그는 매일매일 웃고 산다. 그리고 아주 건강하다. 얼마전에는 노인건강관리체험수기 공모전(사단법인 부모효도하기 운동본부 주최)에서 최고상을 받기도했다.

92살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만큼 건강하게 사는 할머니에게는 남다른게 많다. 일어나서 부터 잠잘때 까지 잠시도 쉬지 않는다. 마을주변의 잡초도 뽑고 꽃도 심고 심지어 낙엽이라도 주워야 성에 찬다. 그리고 참으로 긍정적이다. 모든것이 고맙고 고맙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요가를 할 수 있는것도, 지난 봄에 심은 씨앗이 꽃이 되어 피는것도...

90이 넘은 구은애할머니의 건강비법을 소개한다.

■에피소드

# 장면1

제 1회 노인 건강관리 체험수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난생 처음 받는 상이라 당황한 할머니는 단상을 오르는 계단을 미처 보지못하고 바로 1m 높이의 단상위로 다리를 번쩍들어 뛰다시피 올라갔다. 주위에서는 '역시~'라는 찬사와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 장면2

2년전 수술받을 때 일이다. 나이 90이라는 이유로 수술을 꺼렸던 의사도 수술후 외쳤다.'이처럼 속이 깨끗한 사람은 처음본다' 고. 할머니의 몸속에는 불필요한 지방이 전혀 없었던것. 물론 할머니는 젊은 사람보다 더 빨리 퇴원했다.

# 장면3

야외나들이를 갈때면 인솔자들이 겪는 고민 한가지. 90할머니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걸음걸이가 빨라 할머니를 잃어버릴까 전전긍긍한다. 기자도 할머니와 인터뷰하면서 할머니의 걸음을 따라잡지 못할 때가 많았다.

■건강비법

사진촬영 중간중간에도 일을 놓지않을 만큼 할머니는 부지런하다. 포즈를 취하다가도 풀이 보이면 바로 앉아서 호미로 뜯는다.

주위 할머니들은 "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누워있거나 멀뚱하게 있는것을 본 적이없다"고 말한다. 마을주변에 있는 모든 꽃들도 할머니가 직접 심고 가꾼것이라고 일러준다.

할머니 손에 들린 호미를 보자. 아주 닳아서 자그마해졌다. '얼마나 사용하면 호미가 이렇게 닳을까'하는 생각에 할머니 얼굴을 다시한번 보게된다. 2년을 매일 사용하니 이렇게 작아졌다고한다.(사진) 이번이 두개째. 지난번 호미는 큰 아들이 기념한다며 들고갔다. 지금도 호미가 닳아서 아주 작아졌지만 가벼워 풀 뽑기에는 안성마춤이라고 한다. 운동도 열심이다. 매일 1시간동안 요가를 하고 오후에는 걷기나 게이트볼을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할머니는 늘 웃는다. 웃는 모습이 주변에 있는 코스모스를 아주 닮았다. 양로원에 있으면서 '웃으면 얼마나 웃고 즐거우면 얼마나 즐거울까' 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할머니는 모든게 감사하고 고마워 웃음이 절로 난다. 10년전 이곳 무료양로원인 ' 효도마을'에 왔지만 아들과 함께 살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거나 공동시설이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기에도 모자란다고.

할머니는 " 밤낮 없이 풀이 자라지만 이것도 내 일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즐겁다" 고 할 만큼 모든일에 긍정적이다.

호미 외에 할머니의 손에서 떠나지 않는것이 바로 책이다.새벽에 일어나면 책부터 찾는다. 커다란 돋보기를 들고 성경책을 읽고 때로는 시집을 읽는다.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만나면 큰 글씨로 베껴 적는다. 책을 보면 언제 시간이 가는줄도 모른다는 할머니는 늦은 밤까지 책을 본다.

효도마을 직원 엄정례씨는 " 하루 너덧시간 책을 보지만 눈도 좋아 바늘귀를 꿰어서 예순을 넘긴 딸에게 건네줄 정도다"라며 할머니의 건강함을 들려준다.

할머니의 몸은 야위고 아주 작다. 등을 만져보면 뼈만 앙상하다. 그러나 풀을 뽑는 손아귀에는 힘이 들어있고 걷는 모습은 가볍기만 하다. 이 모든것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할머니는 말한다.

김순재 편집위원sjkim@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 구은애 할머니의 하루 일과

▶새벽4시

일어난다. 일어난후 책을 읽고 좋은 내용이 있으면 커다란 노트에 큰 글자로 다시 옮긴다. 간혹 시집을 읽기도한다.

▶아침6시

새천년 건강체조를 시작한다. 잘 따라하지는 못해도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 20분간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한다.

▶아침 7시

야채와 과일을 섞어 즙을 낸후 7가지 곡물가루를 타서 마신다. 딱히 정해진 야채와 과일이 있는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구할수있는 것을 사용한다.

▶아침 8시

20-30분간 잠깐 잔다. 밤에 3-4시간 밖에 자지 않기 때문에 아침잠을 꼭잔다. 좀 많이 자면 30분을 넘긴다.

▶아침 9시~11시 30분

마을주변의 잡초를 메고 꽃을 가꾼다. 또 시간이 되면 채소밭에 가서 채소를 가꾸기도한다. 계속 몸을 움직인다.

▶낮 12시-2시

점심을 먹고 빨래도 하고 집안 정리를 한다. 할머니는 옷도 정갈하고 주변도 아주 깔끔하게 해놓는다.

▶오후 2시-3시

요가를 1시간 동안 한다. 고 난이도 동작도 무난히 소화한다. 젊은 사람도 쉽게 할수 없는 동작이다.

▶오후 3시-5시

시간이 되면 게이트볼을 하거나 주변을 걷는다. 다른 할머니와 얘기하고 즐기는 시간이다.

▶저녁6시-밤11시

6시에 저녁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책을 읽는다. TV는 전혀 보지않는다. 밤 10시-11시 잠자리에 든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