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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 '송진 파문' 최악의 스캔들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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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2번째를 맞는 미국프로야구 최고의 축제 월드시리즈가 2차전에서 역대 최고령 선발승을 올린 케니 로저스(42.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송진 파문으로 최악의 스캔들로 번질 조짐이다.

이미 미국 언론 대부분은 24일(한국시간) 로저스가 송진을 묻히고 부정 투구를 했다고 결론을 내렸고 주관 방송사인 FOX 스포츠 인터넷판도 이날 이번 사건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수많은 선수가 연루된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송진은 소나무와 잣나무에서 분비되는 끈적끈적한 액체로 굳으면 황갈색 상태로 변한다. 변화구 각도를 날카롭게 하려고 투수들은 야구공 실밥에 최대한 회전을 많이 넣게 되고 끈적한 액체 덩어리인 송진의 도움을 받으면 회전력이 몰라보게 좋아진다.

문제는 송진 또는 여타 이물질, 타액 등을 바르고 공을 던지는 것은 엄연한 부정 투구라는 점.

FOX TV는 23일 2차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8이닝 동안 안타를 단 2개만 내주는 신들린 투구로 팀에 월드시리즈 첫 승을 안긴 로저스의 부정 투구 혐의를 강하게 제기했다.

1회 카메라에 포착됐던 로저스의 왼손 엄지와 손바닥 안쪽에 묻었던 황갈색 모양 이물질은 2회에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를 라커룸에서 지켜본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이 토니 라루사 감독에게 알렸고 라루사 감독이 주심 알폰소 마르케스에게 항의하면서 문제가 촉발됐다.

이어 로저스의 손바닥을 검사한 마르케스 주심은 문제가 없다며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고 라루사 감독도 더 이상 이를 확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FOX TV는 곧바로 디비전시리즈와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등 로저스가 등판했던 경기의 영상을 내보냈고 이와 유사한 일이 반복됐음을 지적해냈다. 이 영상은 로저스가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통산 3패만을 기록 중이다가 올해에만 3승을 거둔 것도 송진 덕분이 아니냐는 음모론의 결정적인 뿌리가 되고 있다.

로저스는 경기 후 "이물질을 묻히지 않았고 손바닥에 뭐가 묻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고 라루사 감독도 24일 "이물질을 묻힌 채 던졌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의혹은 점점 커가고 있다.

미국 언론은 다른 팀의 일부 코치와 스카우트의 말을 인용, '분명 송진임에 틀림없다'고 보도했다.

FOX 스포츠는 한 발 더 나아가 라루사 감독과 짐 릴랜드 디트로이트 감독의 절친한 인연을 소개한 뒤 '릴랜드가 디트로이트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세인트루이스의 스카우트로 6년 간 일해왔기에 라루사 감독이 이날 의혹을 제기했다면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릴랜드 감독이 똑같이 복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욱이 손바닥 뿐 아니라 글러브 안쪽까지 이물질이 묻었는지 관찰해야 할 마르케스 구심이 이를 무심히 지나쳤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월드시리즈 내내 송진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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