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삼성 감독이 26일 4차전 선발로 예정된 에이스 배영수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둔 끝에 한국시리즈 3차전을 승리로 일궈냈다.
2차전에서 투수 교체 시점을 제 때 잡지 못해 패했다고 자인한 선동열 감독은 이날 3차전에서는 한 박자 빠른 템포로 투수를 쏟아 붓는 물량 공세 끝에 진땀승을 거뒀다.
결국 마운드의 승리였다. '대성불패' 구대성 1명이 삼성의 막강 불펜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 감독의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3-0으로 앞선 5회 2사 만루에서 승리를 눈 앞에 둔 선발투수 팀 하리칼라를 권오준으로 바꾸는 용단을 내렸고 8회 권오준이 김태균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고 1-3으로 쫓기자 마무리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이 심광호에게 투런포를 맞는 바람에 감독의 계투작전이 어긋났지만 역전승의 밑거름을 놓을 또 다른 계투조가 준비중이었다.
그는 오승환을 곧바로 마운드에서 내리고 9회부터 한화 좌타 라인 3명을 겨냥해 좌완투수 오상민을 올렸다. 오상민은 고동진, 김수연, 데이비스 등 세 명의 좌타자를 모두 범타로 막고 임무를 완수했다.
10회 김태균 타석 때부터는 '포크볼러' 임동규가 바통을 이어 받았다. 김태균이 전 타석에서 권오준의 직구를 노려 홈런을 쳤기에 전혀 스타일이 다른 투수가 필요했다. 변화구 투수 임동규는 직구 스윙에 익숙한 김태균, 이범호를 각각 뜬공으로 잡은 뒤 2사 1루에서 한상훈을 2루 땅볼로 잡았다.
11회에 임동규가 첫 타자 심광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보내기 번트를 허용, 1사 2루에 몰리자 선 감독은 좌완 권혁을 올렸다. 고동진을 유격수 플라이로, 2사 1,3루에서는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급한 불을 껐다.
4-3으로 승기를 잡은 12회에는 임창용을 넣어 김태균을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마지막으로 배영수를 투입, 확실한 매조지에 들어갔다.
상황을 정리하면 구대성이 60개를 넘게 던지며 홀로 4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책임지는 동안 삼성은 5명이 돌아가며 한화의 예봉을 꺾었다.
배영수가 최고 153㎞의 광속구를 찍은 것을 시작으로 임창용은 148㎞, 권혁은 149㎞를 뿌렸다. 하나같이 빠른 볼로 한화의 기를 죽인 셈. 오상민과 임동규는 한 박자 느린 변화구로 한화 타선을 현혹하며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선 감독은 투수 엔트리 10명 중 2차전 선발 제이미 브라운과 전병호를 제외하고 8명을 출격시켰다. 그만큼 3차전을 지면 전체적인 분위기를 넘겨줄 수 있었기에 절박한 경기였다.
이는 포스트시즌 한 경기 한 팀 최다 투수 출장 기록이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경기에 앞서 "권혁, 임창용이 한국시리즈에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여유를 부렸지만 그들은 이날 경기에서 자기 밥값은 충분히 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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