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년 독일에서 태어난 레오 스트라우스는 2차대전 직전 미국으로 망명, 시카고 대학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한 유태인 정치사상가였다. 수많은 저서를 남긴 그는 미국 각 대학에 소위 '스트라우스학파'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현재 미국 정'재계 핵심세력인 네오콘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외부의 위협이 없으면 이를 만들어내서라도 정치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미국인들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새로운 정치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집단으로 네오콘(Neocon'신보수주의)을 꼽고 있다. 네오콘은 미국 第一主義(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선제공격을 통해 새로운 미국 건설을 꿈꾸는 정치세력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힘이 곧 정의'라는 신념 아래 적극적인 대외 개입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미국적 가치 전파를 위해 군사력 동원도 주저하지 않는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전격 경질됐다. 네오콘의 대표주자로 꼽혀온 그가 퇴진함에 따라 세계 證市(증시)의 희비가 엇갈려 '럼즈펠드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30세에 하원의원이 되면서 권력의 핵심에 올라선 그는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주도해왔으나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 행정부 내 중간급 인사들 중 상당수가 네오콘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실제 결정권을 갖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이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네오콘이 아니라고 존스홉킨스대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애초부터 中東(중동)에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네오콘의 논리보다는 미국의 안전 보장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는 이유다. 행정부 내 강경세력인'매파'의 단기적 과제가 네오콘의 구상과 겹쳤을 뿐이라는 것이다.
○…어떻든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해온 네오콘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인'현실주의'와 궤도를 달리하면서 내외부적으로 가치관의 괴리감을 깊게 해왔고 '일방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실주의자들의 타깃이 바로 '이라크 전쟁'이었고 전쟁에서의 실패는 네오콘의 퇴조를 불러왔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를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거대한 정치세력의 흐름이 몰아치지 않는 한 이들의 가치관이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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