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교육 '부익부 빈익빈' 현상 가속화

대구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성구가 '영어 공교육 개혁 프로젝트', '글로벌 수성학사', '국제학교 특구' 사업 계획을 잇따라 내놓는 반면 다른 구들은 예산이 모자라 청소년 공부방 하나 새로 만들지 못하고 특수목적고 신설도 좌절되고 있다.

수성구청은 13일 "3천만 원을 들여 수성구 영어 공교육 혁신 연구 용역 입찰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입시위주 영어를 '말하는 영어'로 바꾸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 수성구 모든 학생과 영어교사의 영어능력 수준을 파악해 로드맵 설정(2006~2007년), 관련 프로그램 개발(2007~2008년), 시범학교 운영(2009년) 등 3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구체화되고 있는 핵심 인프라는 구립 언어 교육원이다. 조기유학, 해외 어학 연수 역할을 대신하고, 일반 주민들의 영어회화 능력을 높이기 위한 미니영어교재도서관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수성구 세계 전략화 추진에 따라 중국, 미국(2007년~2008년), 러시아(2009), 인도, 중남미(2010년 이후) 등 각국 3개 도시에 취업, 어학 연수 및 공무원 교환 근무를 겸하는 글로벌 수성학사를 세우는 것이다. 학사가 들어서는 첫 번째 도시는 중국 웨이하이(威海)시. 수성구와 웨이하이시가 서로 학사를 지어주는 방법과 수성구에 거주하는 중국 사업가의 민자 투자 안이 본격 논의되고 있다.

또 지난해 타당성 조사가 끝난 국제학교 특구도 그린벨트지역에 묶여 있는 국제학교(2010년 개교 예정) 부지 확보 논의가 한창이다. 김형렬 수성구청장은 "수성구의 '학력'은 서울 강남구를 제외한 전국 최고"라며 "수성 교육 인프라 혁신은 수성구뿐만 아니라 대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성구를 제외한 다른 구들의 교육 인프라 조성 사업은 사업비 등 각종 장벽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초 개교를 목표로 개방형 자율학교를 추진해온 대구 달서구 대진고는 교육인적자원부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고 남구는 지난 1993년 봉덕동 공부방 설립 이후 지난 13년간 단 하나의 공부방도 짓지 못하고 있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청소년 공부방 사업 프로젝트를 검토했지만 구비·국비의 50% 매칭펀드 규정과 부지매입비 부족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상철 전교조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수성구 교육 프로젝트는 공교육 혁신이라기보다는 대구 교육 불균형을 부추길 뿐"이라며 "스스로도 잘하는 1%의 우수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산을 쓰고 99%의 다른 학생들을 내버려두기보다는 정부 예산과 세금을 수성구 외 다른 구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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