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7 대입 수능] 진학지도 '큰 혼란' 빠질 듯

수능시험 직후 쏟아지는 입시기관들의 난이도 분석, 점수 예상 등이 모두 원점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표준점수로 환산할 경우 자신의 상대적 유·불리를 판단하기 힘든 수험생들이 수시 지원 여부, 정시모집 대학 선택 등에서 큰 혼란에 빠졌다.

게다가 수리 가형과 탐구영역 일부 과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이 쉽게 출제돼 상위권은 물론 중·하위권 수험생 사이의 변별력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고교 차원의 진학지도도 대단히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오전 등교해 채점을 하며 원점수를 확인하고 다른 학생들과 자신의 선택 과목 난이도를 비교해 본 수험생들은 표준점수가 어떻게 나올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김호원 경신고 교장은 "인문계열 학생들은 원점수가 조금씩 올라갔다며 표정이 밝았지만 자칫하면 한두 문제 실수 때문에 표준점수에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또 "수리 가형에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이나 난이도가 높은 탐구영역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의 경우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는데 당장 원점수가 떨어지니 입시 전략 수립에 소극적이 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또한 올해 수능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데다 내년부터 입시제도가 바뀌는 탓에 중·하위권 대학 정시모집에서 유례없이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 다음 달 원서 접수 때까지 진학지도는 사실상 겉돌 전망이다. 박해문 대륜고 교감은 "상위권 학생의 경우 그나마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에서 우위를 가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지만 어느 대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엇갈리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고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는 또 현행 입시제도가 마지막으로 적용되는 해여서 재수를 할 경우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파다한 것도 정상적인 진학지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안전 지원 경향이 지나쳐 특정 학과에 수험생이 몰리고 일부 학과는 미달되는 사태가 예년에 비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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