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움츠렸던 대구 아파트 분양가 다시 '꿈틀'

'널뛰는 분양가, 내년에는'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아파트 분양 가격이 최근 다시 들썩이면서 '신규 분양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지난해 연말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분양가는 올 초 이후 제자리 수준을 유지해 온 상태.

정부의 3·30 조치로 매수 심리가 가라앉은데다 과잉 공급으로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주택업체들이 신규 분양 시기를 늦추거나 분양에 나선 업체들도 분양가를 동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지역에서도 매수 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이달 들어 수성구에서 분양에 나선 업체들이 일제히 분양가 인상에 나서고 있다.

▷오름세로 돌아선 분양가

대구 지역 분양가를 주도해 온 수성구 분양가는 지난해 12월 범어동 주상복합 '위브 더 제니스'가 평당 1천280만 원으로 최고가 분양을 한 이후 1년 가까이 안정세를 유지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분양한 수성 3가 롯데와 코오롱, 신일, 쌍용 등의 경우 평당 1천200만 원대 초·중반 분양에 나섰지만 계약률이 떨어지면서 발코니 무료 확장과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할인 혜택 등에 나서 사실상 분양가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달들어 분양에 나선 범어동 롯데캐슬과 상동 동일하이빌이 '고가 분양'에 나서면서 분양가격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범어 롯데 캐슬과 상동 동일하이빌 30평형대의 경우 970∼990만 원대로 50만 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으며 중대형 평형은 1천299만 원으로 사실상 1천300만 원대에 진입했다.

분양대행사 리코의 최동욱 대표는 "고분양가에도 불구, 범어 캐슬이 99%를 기록하면서 분양가 1천 300만 원대가 무너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30평형대도 1천만 원에 근접한 가격으로 분양에 성공해 주택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분양가 상승 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수성구뿐 아니라 타지역 분양 가격도 상승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달 분양한 북구 읍내동 대림 e-편한세상 30평형대의 경우 칠곡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평당 700만 원을 넘어섰으며 내달초에 분양하는 달서구 '용산 태왕 아너스' 30평형도 달서구에서는 최초로 평당 분양가 800만 원대를 넘어설 예정이며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평형도 900만 원 후반 대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달서구 지역 최고가는 월성동 월드메르디앙으로 30평형대는 780만 원, 40평형대는 865만 원이었다.

▷분양가 상승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까

분양가 결정의 최대 변수는 투입 원가와 분양 당시의 시장 분위기. 원가는 지가 상승과 공사비 인상 등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자연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분양 당시 시장 분위기는 가장 큰 변수다.

주택회사 관계자들은 "금융 비용과 시행사 수입 등을 빼고 건설사에 돌아오는 수익은 통상 7∼8%선"이라며 "하지만 분양 시장 상황에 따라 2∼3% 정도 수익률이 탄력적으로 움직인다."고 밝히고 있다.

결론적으로 내년도 분양 가격도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용적률 인상 등을 통해 집값 거품을 빼겠다고 공언하고 나섰고 지난해 이후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대구 분양 시장 실정을 감안할 때 분양가격이 상승 랠리를 펼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화성산업의 권진혁 영업부장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인상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수주 심사를 할 때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분양 가격인 만큼 특별한 몇 개 단지를 빼고는 내년 분양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물가상승률 정도의 인상폭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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