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년 세월을 그랬다
한번도 깊은 속내를 드러낸 적이 없었다.
물 위를 노닐던 원앙과
못가에서 목을 축이던 뿔나비의 군무,
왕버들에 둥지를 틀고 살던 솔부엉이조차
떠나고 없는 초겨울,
주왕산 남서쪽 끝자락
주산지는 다시 눈을 감았다.
이제, 가슴으로 눈을 맞으며
대지의 바람에 귀 기울일 터이다.
시린 무릎을 얼음 속에 담그고
설한풍으로 무늬 하나 또 새길 터이다.
하루는 짧고 겨울은 긴
외로워서 아름다운 주산지여!
왕버들 거친 각질 속에
따뜻한 그리움 하나 묻어 놓고
봄 여름 가을 지나 겨울
달마가 주산지로 온 까닭을 알겠다.
글: 조향래(문화부장)
그림: 한춘봉(한국화가)-한지에 수묵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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