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안방극장은 온통 드라마 '장밋빛 인생'(KBS2) 천하였다. 시청자들은 불치병에 걸린 최진실을 보며 함께 울었다. 시청률은 40%를 넘어갔다. 불치병과 눈물은 불륜, 출생의 비밀 등과 함께 드라마의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주요한 코드 중 일부였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코드를 사용한 드라마들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불치병을 소재로 한 최루성 드라마로는 SBS '눈꽃', KBS2 '눈의 여왕', MBC '90일, 사랑할 시간'과 '기적'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는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출력이나 연기력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마니아층이 생기기도 했지만 소수의 외침에 불과한 상태다.
그렇다면 '눈물 코드'의 드라마들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로 안방에 불어닥치고 있는 사극 붐을 들 수 있다. '눈꽃'과 '눈의 여왕'에는 '주몽'이라는 공공의 적이 있다. '90일, 사랑할 시간'과 '기적'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들 프로그램은 각각 '황진이'와 '대조영'이라는 강력한 상대와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음으로 달라진 시청자들의 욕구를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코미디 혹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다. 방송 3사 코미디 프로그램은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고 말랑말랑하고 감각적인 대사를 내세운 '명랑한' 드라마가 사랑 받고 있다. 지난 3일 종영했던 MBC '환상의 커플'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시트콤과 정통 드라마 사이에서 '정체성'을 의심받기도 했던 이 드라마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삶이 각박해지면서 '볼 거리'에서나마 웃음과 대리만족을 찾으려는 욕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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