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한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은 2000년대를 접어들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막연히 성형외과를 찾아 떼를 쓰며 연예인 얼굴처럼 예쁘게 해달라는 사람은 '촌사람' 취급을 받는다. 이제는 동안(童顔)과 '쌩얼' 열풍을 타고 '내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얼굴로 바꾸고 싶다'는 사람들이 성형외과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가 연출한다
자연미인을 강조하는 사회적 추세와 인터넷을 통한 미용성형에 대한 정보접근성이 쉬워지면서 이제 미용 성형술은 자연스런 아름다움에 주력하고 있다.
성형외과 개원 11년째를 맞은 이무상 원장은 "20대 초반에 굵고 커다란 쌍꺼풀을 했던 여성들도 결혼이나 취업을 앞두고 쌍꺼풀 크기를 줄이는 재수술을 받는 사례가 많다."며 "이런 경향은 개인의 얼굴맵시와 인상특성에 따라 자연스런 쌍꺼풀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옛날처럼 굵은 선 대신 눈 안쪽에 살짝 가는 선만 만든 뒤 눈매의 앞트임이나 뒤트임을 동시에 수술함으로써 둥글고 큰 눈매가 유행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코 높이 수술도 달라졌다. 예전의 콧대를 높이던 수술과 달리 낮은 콧등을 높이면서 코끝을 더 좁고 오뚝하게 하는 수술이 인기다.
충분한 사전지식을 갖추고 성형외과를 찾는 것도 변화된 모습. 인터넷과 홍보매체의 발달로 의사가 말을 건네기 전에 환자가 자신의 얼굴 이미지에 맞는 수술을 알아서 요구하는 일이 많아졌다.
14년 경험의 성형외과 오재훈 원장은 "환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수술에 대해서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며 "수술 후 정보교환도 활발해 부기나 결과, 만족도에 대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중년여성, 나도 젊어지고 싶다
'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지만 시계바늘을 어느 정도 되돌릴 수는 있다.'
젊은 여성들의 전유물 같던 성형외과 대기실에는 요즘 40대~50대 아주머니들로 북적거린다. 아이들을 다 키우고 경제적 여유가 있을 즈음 그새 늙어버린 자신의 얼굴을 되찾기 위해 보톡스를 맞거나 자가지방이식술을 받기 위해서다. 보톡스와 자가지방이식술은 주름을 펴고 처진 살을 올려주는 효과를 통해 보다 통통한 얼굴형으로 변신, 한층 젊어보이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친구 소개로 성형외과를 찾았다는 김진영(46·수성구 사월동) 씨는 "친구가 처진 볼 살을 올려주는 성형을 했는데 한 10년은 더 젊어 보여 나도 하러 왔다."며 "계모임이나 동창모임에서 보톡스의 효과나 지방이식에 대해 모르면 왕따를 당한다."고 말했다.
◆중년남성, 우리도 성형한다
흔히 눈이 처져 보이면 늙어 보이고, 늙어 보이면 조기퇴직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중년남성들을 성형외과로 내몰고 있다. 주로 금융업이나 서비스업계에 종사하는 남성들인 이들은 눈과 코, 광대뼈와 턱뼈를 교정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눈과 코를 교정하면 나이보다 젊어 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드센 광대뼈나 턱뼈를 교정해 주면 대인관계에서도 보다 부드러운 인상을 줘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효도한다
60, 70대 할머니가 딸의 손에 이끌려 난생처음 성형외과를 찾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나이가 들면 탄력을 잃은 눈 꼬리가 아래로 처지는데 이때 접힌 살갗에 짓무르거나 시야가 좁혀질 수 있다. 이를 개선하는 상안검 성형술은 자식들이 노부모에게 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효도방법이 되기도 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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