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에서 10여 년 동안 인구는 4만 명 이상 줄었으나 최근 전·월세 대란이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직장 전근으로 문경에 온 신혼부부 이모(30) 씨는 4개월째 전세를 구하지 못해 대구를 오가며 주말부부를 하고 있다.
이 씨는 처음 시내인 모전동에 아파트를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단독주택도 고려했지만 그마저도 힘들어 모텔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 동안 부동산 중개사무소마다 전세를 구해준 경우는 월 1∼2건에 불과했고 그나마 11월부터는 나오는 물량이 없어 전·월세 놓기를 아예 포기, 대기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문경시에 따르면 지난 1990년 문경 인구는 11만 9천여 명이었으나 2006년엔 7만 8천여 명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2천∼3천 명이 더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총 3만 11가구인 문경은 주택 보급율이 122%에 달해 표면적으로는 전·월세 대란이 발생할 이유가 없다.
이같은 '기이한' 현상에 대해 지역 부동산업계는 '농촌의 빈집 급증' 등의 복합적인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권영태 공인중계사는 "폐광되면서 인구 2만 명이 넘던 가은읍의 경우 현재 인구가 5천 명 이하로 줄면서 빈집이 급증했다. 이농현상까지 겹치면서 주택보급율 수치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점촌동 등 도심 일부 지역 주택보급율은 6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구시가지 일부 주택은 폐허로 방치된 곳도 많다.
여기에다 젊은층들은 깔끔한 주거환경의 아파트를 선호하고, 상가에 거주하던 시민들도 이사를 나오는 경우가 많아 전·월세가 부족해졌다는 것.
시 한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6월 대기업인 신원종합개발(주)이 이같은 전·월세 대란에 근거해 아파트를 분양했으나 실적이 저조해 선건축 후분양으로 일정이 바뀌었다."면서 "정확한 시장 분석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문경·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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