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사고로 동생을 잃은 슬픔에 잠겨 범인을 잡아 준 경찰관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했습니다. 추석 명절도 잊고 범인을 잡느라 고생하신 김 경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현장에 떨어진 유리 조각 하나로 범인을 잡아 주겠다는 김 경사의 말을 믿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경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씻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근 구미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이승진(서울) 씨의 감사 글은 구미경찰서 뺑소니 전담반원들에게 보람으로 와 닿았다.
이 씨의 동생(33·구미 선산읍)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숨진 건 추석 전날인 지난해 10월 구미 고아읍 도로. 사건 현장에 남아 있던 단서는 2cm 크기의 라이트 유리 한 조각뿐 이었다. 남시걸(44)·김강수(38)·허영길(37) 경사는 추석을 잊을 수밖에 없었다. 유리 조각 감식으로 용의 차량이 세피아 승용차임을 알아낸 이들은 구미에 등록된 세피아 1천28대를 하나하나 추적하는 끈질긴 집념으로 사건 발생 7일 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이들 3명의 전담반원이 처리하는 뺑소니 교통사고는 2005년 298건, 지난해 284건으로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것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 안에 들 정도다. 전담반원 수가 다른 1급지 경찰서에 비해 1, 2명 정도 적지만 검거율은 80여%로 전국 평균보다 5% 포인트 높다. 특히 뺑소니 사망사고의 경우 2005년엔 5건의 범인을 모두 잡았고, 지난해는 8건 중 7건을 해결했다. 특히 8년째 이 부서에 근무 중인 김 경사는 지난 3년간 사망사고 18건을 비롯, 511건의 뺑소니 사고를 해결했다.
김 경사는 "뺑소니 사고는 해결이 힘든 만큼 보람도 더 크다. 이런 감사를 받으면 힘이 더 난다." 고 말했고, 남 경사는 "반원 간에 마음이 잘맞아 적은 인원임에도 검거율이 높은 것 같다." 고 했다.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눈을 감은 동생을 대신해 이제야 감사를 드리게 된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 고 이 씨는 감사의 글을 마무리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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