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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대선주자 '알맹이 없는' 지역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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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아직 말하기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24일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대구지역 기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의 첫 토막이다.

이 전 시장 측은 24일 그의 대구 방문 일정을 공개하면서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대운하 내항 구상과 대구지역의 첨단의료·로봇산업 육성 방안을 밝히겠다는 계획을 포함시켰다. 제목의 거창함(?) 때문에 간담회에는 기자들이 대거 몰렸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은 첫 마디부터 아직 말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기자들 사이에는 '김샌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전 시장이 대선 출마 행보에 나선 이후 이 정도 무게 있는 대구발전 방안을 밝히겠다고 한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반도 대운하의 내항으로 대구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는 터에 그의 내항 발전 구상은 비상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전 시장은 대구의 관심대상에 대한 언급은 일절 피한 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의미, 한반도 대운하 계획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만 낡은 레코드판 돌리듯 되풀이했다. 간담회는 시작할 때의 열기가 사라지면서 시들하게 끝났다. 기자들 사이에선 "이런 간담회를 왜 했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결국 이날 간담회는 '한반도운하 내항 구상'이라는 제목에 기자들만 '오버'한 꼴이 되고 말았다. 달리 말하면 이 전 시장 측이 '제목장사'로 기자들을 현혹(?)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항상 정보에 목말라하는 것이 기자들이니까.

이 전 시장은 간담회의 부실한 내용에 미안했던지 "자기부상열차의 대구 유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연계되므로 명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대구시민 누구나 갖고 있다. 대선주자로서 자기부상열차 대구 유치의 공개적 지지라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이날 기자간담회는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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