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선 4기 취임 1주년 인터뷰] 김범일·김관용

▲ (위로부터)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 (위로부터)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 김범일 대구시장 "대구시민 자신감 회복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겨"

시장개척 활동 등 해외방문 4회(23일), 국비확보 등을 위한 중앙부처·타 지방자치단체 방문 40회(49일), 기업현장 방문 29회, 지역발전·민원해결 등을 위한 간담회 개최 8회. 7월 1일로 민선 4기 취임 1주년을 맞는 김범일 대구시장이 지난 1년간 추진한 현장·세일즈 행정의 목록이다. 김 시장은 총 81회, 109일에 걸쳐 현장·세일즈 행정을 펼쳤다. 주 5일제 근무 상황에서 109일은 전체 업무 일수(약 260일)의 42%에 해당한다.

김 시장은 이처럼 잰 발걸음을 통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내외 행사를 대구에 유치했고 국비 확보에도 혁혁한 성적을 냈다. 지역건설업체 수주율 확대 및 하도급 비율 향상을 위한 간담회를 마련하는 등 지역 발전과 민원해결에도 발벗고 나섰다.

20일 오후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 시장은 "장기적인 경제 침체와 정치적인 소외감으로 사기가 떨어져 있는 대구시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했다."며 "취임 첫 순간부터 직원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과 현장 중심의 행정을 주문했고 앞장서서 실천했다."고 말했다.

"대구 경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경제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활기를 되찾았다고 봅니다. 세계육상대회 유치를 계기로 시민들이 냉소주의와 패배감에서 벗어나 대구를 위해 뭔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게 됐습니다. " 김 시장은 "시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가장 큰 보람이자 자랑"이라고 평가했다.

김 시장은 앞으로 경제 살리기와 세계육상대회 성공 개최를 두 축으로 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제 살리기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돼 있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세계육상대회는 도시를 다시 디자인해 대구의 브랜드를 국제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시민들의 의지와 성원을 확인한 만큼 두 과제 모두 매듭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민선 1~3기를 거친 전임 시장들이 경제 살리기를 위한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김 시장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기업의 제조업 공장이 전무한 상황에서 대구 경제를 살린다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 경제 예산이 시 전체 예산의 20%도 되지 않는 실정을 감안하면 경제 살리기를 위해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김 시장이 경제 살리기를 위해 시민들에게 제시한 공약은 51건으로 전체 공약(154건)의 33%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완료된 것은 3건에 지나지 않는다.

김 시장은 이에 대해 "대구테크노폴리스 조성, 봉무지방산업단지 조성 등 굵직굵직한 경제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며 "당장은 어렵지만 세계육상대회가 열리는 2011년에는 대구에도 상당한 경제 기반이 구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 시장은 "공무원이 많이 달라진 것 같으냐."고 반문하며 "공무원 청렴계약제 실시 등 공무원들의 체질 개선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킨 김 시장이 남은 임기 동안 '운이 좋은 사람'에 그치지 않고 '능력있는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대구의 미래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 김관용 경북도지사 "점수 매기긴 힘들지만 최선 다한 1년이었다"

'(주)경상북도 CEO'를 자처하는 김관용 도지사를 20일 오후 집무실이 아닌 투자통상관에서 만났다. 김 지사가 취임 이후 공관을 개조해 국내외 투자 관련 귀빈들이 올 때 접견 및 연회장으로 쓰는 곳이다. 이곳에서 접대를 받은 외국기업 CEO들은 한국의 멋과 경북도의 정성에 감복하고 있다. 이날도 부빈 중국 주석 동생 일행이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

취임 1년 동안의 성과에 대해 스스로 몇 점을 주겠냐고 했더니 "점수를 매기긴 어렵지만 정말 최선을 다한 1년이었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실제 그는 많은 일을 의욕적으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지사가 도청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현장에 가봤느냐?"이다. 지사에게 보고해서 '깨지지' 않으려면 실국장도 현장을 다녀와야 한다. 이러다 보니 아직 만족할 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실제 도청 공무원들의 일하는 태도가 바뀌었다는 여론이 많다. 어찌보면 가장 큰 성과일 수 있다.

올해 10억 달러 투자 유치 목표를 벌써 달성했다. 이 상태로 가면 연말까지 20억 달러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임기 동안 7만 개 일자리 창출 공약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란 분석은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방폐장 유치 및 지원사업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한 것도 큰 보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산업자원부와 경주지역민들을 설득해 결실을 얻어냈다.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정책 목표를 정하고 조직도 이에 맞게 신설했다. 최근 김 지사는 일본 및 유럽에서 수억 달러에 달하는 태양광발전 수주 양해각서를 체결해 에너지클러스터 전망을 밝게 했다.

남은 임기 동안의 과제가 만만찮긴 하지만 여전히 자신있는 태도다. 각국과의 FTA 체결 이후에 대응하기 위한 농촌 변신을 혁명적으로 추진 중이다. 농업 CEO 양성을 위한 농민사관학교 운영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 단순한 보조 형태가 아닌 자생력 있는 농업인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와 농민사관학교는 전국 시·도지사 공약 가운데 최우수공약으로 최근 선정된 바 있다.

IT, BT 육성을 위한 R&D에 이어 CT(Conneting Technology)도 전략 과제. 그가 주창하는 CT는 관련 산업의 클러스터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기술. 그는 "포항지능로봇연구소, 구미전자산업진흥원 등 도내 26개 신기술 관련 기관들이 정보와 기술을 공유할 때 경북도는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는 지난 19일 연구기관들과 상호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올 연말부터 경북도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도청 이전지 결정이 될 전망이다. "정말 이전하는 거냐?"는 물음에 "확고하다."고 못을 박았다. 도청이 이전되지 않는 지역에 대한 상대적 소외감은 종합개발계획을 만들어 없애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도청 이전에 따른 대구의 공동화 현상에 대해서는 "충분한 협의를 거치겠지만 도청이 대구에 있어서는 경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전 당위성을 강조했다.

낙동강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했더니 일부 정치인들이 그의 낙동강 프로젝트 공약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낙동강 대운하 사업과 낙동강 프로젝트는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 실제 경북도 공무원들은 차이점을 잘 알고 있다.

김 지사의 남은 임기는 이제 3년. 3년 이후 경북도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져 있는가는 그의 추진력에 달려 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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