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결혼 후 공부...아내불만 야속

*고민있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시간과 경제적인 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 싶었지만 맘먹은 김에 시작을 한 것입니다. 게다가 학업에 필요한 다른 강좌도 듣고 있는터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가장으로서 소홀한 점이 있어선지 아내는 불만입니다. 하지만 유흥을 즐긴다거나 소비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닌데 이해를 못해주는 아내가 야속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늦은 나이에, 새로운 선택과 쉽지 않은 결정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배움이란 단순히 지식의 습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옳은 잣대로 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입니다. 배움에 있어 나이는 무용지물이요, 숫자에 불과한 것이죠. 더불어 가장 가까운 가족의 지지와 격려가 있다면 더 좋을텐데 지금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고 하시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혼인의 과정을 거쳐 서로 다른 인격체가 만나 부부라는 공동체로 기대고 잘 살기 위해서는 더러는 인내가 요구되기도 하고 그리고 가끔은 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희생을 강요할 때도 있습니다. 부부관계는 사랑과 신뢰로 서로에 대한 의무를 다 할 때 유지될 수 있습니다. 특히 결혼 생활 중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는 사안의 중대성은 차치하고라도 배우자의 동의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충분히 의논하고 배려하면서 공정하게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인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사가 배제된 채 내려지는 결정에는 섭섭하고 소외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님의 경우 혹시 이런 과정들이 간과된 것이 아닐까 염려됩니다. 자기계발이나 학문을 위한 정진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훌륭한 선택이고 용기이지만, 그 결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부인과 충분히 소통하는 부분에서 다소 소홀함이 있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 보십시오. 만약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님의 진솔한 마음을 부인께 충분히 이해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인께서 불편해 하는 것은, 남편의 자기계발이나 발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주변화되는 서운함이거나 또는 남편의 발전과 비교해 자신이 느끼는 스스로의 위축감 혹은 소외감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 이유가 무엇이든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것은 가장 시급한 첫 번째 과제입니다.

이후, 충분한 이해가 동반된다면 비록 물리적으로 같이 할 수 없다하더라도 늘 부인과 함께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해 주세요. 예를 들면 어떤 강좌를 이수하고 결과물이 나오면 맨 먼저 부인 손에 들려주며 '나보다 당신이 더 자격이 있어. 당신에게 주고 싶어'라든가 혹은 '당신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해주십시오. 부인의 더 큰 지지와 격려가 잇따를 것입니다. 그리고 훗날, 그녀의 머리위에 그간의 결실인 사각모를 얹어주세요. '당신이 진정한 주인'이라는 말과 함께. 부인의 정서도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사랑이 자라면 행복으로 영글고 갈등이 자라면 돌아서 남이 된다고 하더군요. 부부는 그 누구보다도 서로에게 친밀하고 소중한 의미입니다. 아울러 힘들고 지칠 때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며 함께 걸어가는 인생의 길동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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