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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의 영화이야기] 쉘 위 댄스(1996, 수오 마사유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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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사교댄스를 배우게 되면서 중년기의 위기를 극복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올해 42세인 스기야마는 직장과 집을 시계추처럼 오가며 직장에서도 인정받고, 근사한 내 집까지 마련한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왠지 우울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고 하루하루가 지루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퇴근길 전차 안에서 우연히 차창 밖의 한 여인을 발견한다. 창가에 서 있는 저 여인은 왜 저토록 쓸쓸해 보일까. 스기야마는 그녀가 운영하는 댄스교실로 홀린 듯이 찾아들면서, 춤의 열정에 빠져든다. 종결부에서 그는 댄스교사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는다. 여선생의 솔직하고 통렬한 자기 고백서는 아직 두려움을 떨치지 못한 부끄러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인생의 정오'(noon of life)에 선 스기야마는 중년기의 고독과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낸다.

40, 50대는 남자의 외도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왜 이들은 사회적 성공을 이루고도 음지생활로 접어드는 것일까. 겉으로는 불혹의 안정권으로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분노나 욕심 같은 유치한 감정을 동시에 가지면서 심리적 소용돌이를 겪게 된다. 이런 중년기의 위기(midlife crisis)감에서 시작한 이들의 외도는 성적 탐닉이 목표가 아니라, 자기의 못다 이룬 꿈이나, 아직도 버리지 못한 미련, 탐욕, 그러나 이룰 수 없는 무력감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할 대상을 찾는 데 있다. 남편의 외도는 부부간에 두려움과 희망의 저울질로 서로 지쳐가고, 자존심의 마지막 힘겨루기로 파경을 맞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품위손상의 두려움을 버리고 중년기 위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안과 용서와 어리광을 배우자에게 늘어놓는 것이다. 댄스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무기력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 좋은 치료방법이 되기도 한다. 올해 3월 한국임상댄스치료학회가 창립되어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처럼 댄스치료가 정신의학적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는 말처럼, 중년기의 외도의 쾌락은 그때뿐이요, 댄스치료로 거듭난 중년의 멋은 깊은 여운이 있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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