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지우개] 사춘기 아들 음란사이트 접속

* 고민있어요

사춘기 중학생 아들의 엄마입니다. 얼마 전 아들 녀석이 음란사이트에 접속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부모의 말을 거역하거나 말썽을 부린 적이 없는 비교적 모범생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게 되어 적잖이 당황스럽고 실망스럽습니다.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저도 겪게 되나 봅니다. 어떻게 대처하고 아이를 지도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부모님의 기대대로 반듯하게 자라던 아들에게서 예기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다면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님의 아드님은 지극히 정상적으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일생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급격한 신체 발달 시기를 겪게 됩니다. 처음은 출생에 따른 성장이고 다음은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가 이에 해당됩니다. 사춘기 때는 신체가 급격하게 성장하고 성기관이 발달하지요. 그래서 남자는 남자다운 몸매로, 여자는 더욱 여자다운 몸매로 변하게 됩니다. 이 때 개인차가 있거니와 남/녀 간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답니다.

또 심리적인 변화도 커서 이 시기는 고민과 갈등의 시기이기도 해서 자기탐색에 몰입하기도 하고 자아정체감도 형성해 가는 사춘기는 제2의 탄생기입니다. 예전보다 영양 상태나 생활환경이 좋아지고 문화적 자극도 많아지는 요즘은 신체적/정신적 성장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특히 사춘기의 청소년은 음란물을 기웃거리거나 인터넷 채팅이나 인터넷 소설에도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아울러 이성친구나 연예인에 대한 관심도 부쩍 많아지는 시기이지요. 님의 아드님도 바야흐로 이 지점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여기서, 음란물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봅시다. 프로이드는 '인간은 성적인 동물이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신체적으로 성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기에 음란물을 접하는 것은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음란물이란 것이 거개가 성에 대해 부정적인 가치관을 야기하고 음란물 속의 여성이미지로 인해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뿐만 아니라 모방의 경향도 나타나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또 음란물은 성충동과 성범죄를 야기하고 인간의 내면을 병들게 하는 한편 청소년들의 뇌리에 매우 강하게 각인되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오래도록 큰 영향을 끼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음란물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자녀가 음란물을 접하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기회를 봐서 자연스럽게 다른 대화중에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음란물의 폭력적이고 과장되고 왜곡된 허구적 상황에 대해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 때 꾸짖고 훈육하듯 한 태도는 아이의 사고를 더 경직케 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이 발달한 오늘날은 성적자극을 쉽게 받는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부모님의 성의식과 태도를 점검한 후에 가정에서 자녀에게 다양한 정보로써 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여 바른 성 의식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스스로가 옳고 그름을 변별하는 비판적 안목을 갖추게 도우는 조력자 역할도 병행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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