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의원 또 탈당…다음은 누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 첫날, 또 다른 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 의원이 탈당, 추가 탈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가 30일 전라남도 무안 해제읍 시장에서의 지원유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 우리나라를 활력이 넘치는 나라로 만들겠다."며 이 후보를 직접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강진군 노인대학에서의 발언까지 포함하면 이날 3차례에 걸쳐 '이명박'을 거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 BBK 주가조작 사건 수사결과 발표와 유세 지속 여부를 연계시킬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강도 높은 지지 발언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애초 정권교체의 원칙만을 강조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많았던 것.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이 후보 지지 발언과 별개로 친박 성향의 곽성문 의원이 29일 탈당한 데 이어 30일 김병호 의원이 전격 탈당,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연쇄 탈당 현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두 의원 모두 핵심 친박 의원들이 아니고 단독 결행으로 알려지면서 조직적인 탈당 움직임으로 비화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에 따라 '도미노 탈당'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히 이들의 탈당은 내년 총선 공천과도 긴밀한 관계가 있어 박 전 대표의 의중과 달리 친박 의원들의 독자 선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두 의원의 탈당 의미를 축소하며 후폭풍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두 의원의 탈당은 내년 총선과 연계된 개인적 차원의 행동이라는 것.

박 전 대표 측도 일단 두 의원의 탈당이 개별적인 행동임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남 지원유세지에서 김 의원의 탈당 소식을 전해들은 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말려보지 그랬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인 최경환 의원도 "김 의원이 김무성 의원에게 '탈당한다. 박 전 대표에게 전해달라.'는 말만 했지 논의한 적이 없다."고 개별 행동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음 주 중반께로 예상되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놓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검찰 수사 발표를 빌미로 삼아 행동에 옮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친박 의원 중 3명가량을 제외하고 모두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