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려고 비행기표까지 사 뒀다가 병이 악화돼 돌아가셨습니다.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교육환경이 열악한 모교와 후배들 걱정뿐이었습니다."
재미교포인 고(故) 유병국(71·6회 졸업) 씨의 미망인 강신자(70·미국 뉴욕거주) 씨는 12일 영주 제일고(교장 김찬식)를 방문, 남편의 유지를 받든 장학금 3천만 원을 전달했다.
"남편이 살아 생전에 모교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했다."는 강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힘들게 공부한 탓에 교육문제만큼은 남달리 관심이 많았다."면서 "지난 9월 모교를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표까지 준비했던 남편이 끝내 장학금을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그분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인은 1954년 이 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 법대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한 뒤 1967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법무법인에서 일하면서 급여를 조금씩 모아 장학금을 만들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했던 그는 '인자 예수','예수는 독살당했다" 등의 저서를 남기기도 했다.
장학금 전달식을 한 12일은 우연하게도 이들 부부의 결혼 43주년 기념일이어서 참석자들을 애석게 했다.
"고인은 평소에도 모교사랑과 후배양성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는 김찬식 교장은 "후배들에게 고인의 끝없는 모교사랑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성적우수 학생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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