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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명박 특검'은 집권세력 政略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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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명박 특검'을 밀어붙였다.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카드를 빼 들었고 민주노동당'민주당'국민중심당이 가세했다. 160명 다수의 위력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 즉각 특검 수용 의사를 밝혔다. 17대 대선을 이틀 앞두고 벌어진 상식 밖 상황들이다.

어느 정권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에 대해 특검을 하자고 달려든 적은 없다. 우리 선거사가 추악한 네거티브와 관권선거, 금권선거로 얼룩지기는 했어도, 야당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고 그 수사 결과마저 다시 집어던지며 특검으로 옭아매는 여당은 없었다. 특검은 본디 검찰이 정권 눈치 때문에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상황을 대비한 장치다. 정치적 공방에 동원하거나 야당 후보의 발목을 잡는 도구가 아닌 것이다.

정성진 법무장관이 어제 대통령의 'BBK 사건' 재수사 지휘권 발동 지시를 거부한 것도 그런 불만의 표시이다.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이 야당 후보를 수사한 것인데 무슨 시비가 있을 수 있느냐는 일종의 항명인 것이다. 특검 날벼락을 맞은 검찰 또한 문제의 동영상이 수사 과정에서 분석한 다른 언론 인터뷰 내용들과 다를 바 없을뿐더러, 그래서 '그러한 의혹들' 때문에 수사해 결론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런 검찰의 입장에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동영상에 의혹을 품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상식과 순리가 있다. 수사를 불신하면 항고-재항고의 법적 절차를 밟는 게 정상이다. 사법적으로는 재판 과정이 있고 정치적으로는 국민적 판단인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특검은 그런 법과 원칙을 깔아뭉갰다. 법치주의, 민주주의를 무시했다. 그 의도야 삼척동자도 안다. 대선 판을 뒤흔들고 내년 총선에서 목숨을 연명하려는 정치적 책략이다. 불 보듯 뻔한 후유증에 나라꼴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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