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절한 Life씨]미국 국무부 교환학생 프로그램

홈스테이 하며 미국 공립학교서 1년간 공부, 학비.숙식비 무료

영어 때문에 난리이고, 조기 유학 때문에 난리다. 단기 어학연수를 보내려면 수백만 원, 일년 짜리 장기 연수를 보내려면 수천만 원은 각오해야 한다.

그 정도 돈을 들여서 확실한 효과를 본다면 말이 다르겠지만 연수 결과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갖가지 부작용도 이야기 되고 있다. 때문에 보다 공신력 있는 프로그램을 찾는 학부모들은 몇년 전부터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수도권에서 각광을 받던 이 프로그램은 지역으로 차츰 확산되고 있다.

◇ 어떤 프로그램인가

미국 국무부 중·고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1982년에 발표된 '국제 청소년 교류계획'에 근거한 공식 국제교류 프로그램이다. 전세계 청소년들이 공립학교에서 1년 간 공부하며 서로 문화도 교류하는 유학 프로그램. 학비와 숙식비가 전액 무료다. 국무부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84년 설립된 비영리 조합형태의 민간기관인 CSIET(Council on Standards for International Educational Travel)에 위탁해서 운영한다. CSIET는 다시 공립학교와 홈스테이 가정 선발 및 관리를 맡을 미국내 수십여 개 재단과 제휴를 맺고, 이들 재단은 세계 각 국마다 수십여 개 기관과 제휴를 통해 교환학생을 선발한다. CSIET는 미국내 운영 재단들을 총괄 관리·감독한다. 한국에서도 10여개 민간 기관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한국교환학생재단(www.ksef.net)이 미국내 AYUSA라는 재단과 제휴를 맺고 매년 교환학생을 선발해 보내고 있다. CSIET에 따르면 2006-2007시즌 교환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고교에 진학한 한국 학생은 1천 802명. 국가별로 볼 때 3위에 해당한다. 1위는 8천 189명을 보낸 독일이고 브라질이 2천 252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 어떤 장점이 있나

미국 현지 학생들과 똑같은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각종 특별활동이나 모임에 참가해 많은 친구도 사귈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학비가 무료라는 것. 연간 1천만 원 이내에서 다녀올 수 있다. 여기에는 재단 프로그램 운영비용, 수속 비용 등이 포함되며 왕복 항공료와 미국내 보험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울러 정부 기관이 위탁해 운영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유학생 비자 중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문화교류비자(J-1)를 발급받게 되고, 대도시를 피해 중소도시 중심으로 학생들을 배정하며, 미국내 각 기관의 현지 관리자 및 홈스테이 가정, 지역사회, 학교 등에서 학생 생활을 돌봐주기 때문에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

특히 다른 한국 학생을 거의 만날 수 없다는 것도 장점 아닌 장점이 될 수 있다. 교환학생을 받는 공립학교측이 같은 국가 출신의 학생들은 한꺼번에 받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국 학생을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 어떻게 갈 수 있나

중 3에서 고 2가 대상이다. 나이로 보면 만 15세 이상, 만 18세 6개월 미만이어야 한다. 즉 교환학생을 신청하려는 해의 7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15세가 넘어야 된다. 중 3이 돼서 생일이 7월 31일 이전이라면 교환학생 신청 자격이 생긴다.

또 국내 학교에서 지난 3년간 평균 성적 '우' 이상이 돼야 한다. 보통 '미' 이상이면 가능하다.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선발시험을 치를 수 있다. 시험은 슬렙(SLEP) 테스트로 알려진 필기시험과 영어인터뷰로 구성된다. 선발시험은 매달 2, 4주 토요일 오전 10시(예약 필수)에 대구 한국교환학생재단에서 치러진다. 슬렙(Secondary Level English Proficiency)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미국 내 사립 중·고교 입학시 요구되는 영어 능력 시험이다.

예전 토플과 비슷하며 듣기(45분·75문항), 독해(45분·75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듣기는 사진을 보고 가장 잘 묘사한 설명을 고르는 문제, 3명의 대화를 듣고 푸는 문제 등이 있으며, 독해는 맥락에 가장 알맞는 단어 고르기와 주어진 지문을 읽고 푸는 문제 등으로 구성된다. 67점 만점에 일단 5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한다. 슬렙이 끝나면 바로 영어 인터뷰를 할 수 있다.

거창한 내용보다는 가족, 취미 등을 주제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지를 묻는다.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통과 여부는 필기와 인터뷰를 마친 직후에 확인할 수 있다. 시험에 통과하면 비자 및 교환학생 프로그램 신청 등이 진행된다.

◇ 무엇을 조심해야 하나

공정거래위원회는 몇 해 전 '미국 국무부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광고하면서 미 국무부 또는 CSIET가 인증하는 60개 비영리재단 중 5개 단체를 통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광고한 모 회사에 광고 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공신력도 없는 미국내 재단을 통해 교환유학을 추진하다가 공립학교 및 홈스테이 가정 배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시험에 합격해서 미국까지 갔던 교환학생들이 제대로 적응도 못해 강제 출국되는 일이 발생했던 것. 게다가 일부 국내 기관은 미국내 제휴 재단이 얼마나 많은 교환학생을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무조건 출국시키는 탓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공정위는 감독기구인 CSIET 홈페이지(www.csiet.org)에 등록된 공신력 있는 재단을 통해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추진하고 있는지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된 뒤에도 길게는 6개월 이상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교환학생에 관심이 많다면 평소 여러 준비를 해야 한다. 유학가서 가장 힘들어 하는 과목 중 하나가 미국 역사. 쉽게 쓰여진 미국 역사책을 읽은 뒤 영어 원서로 된 미국 역사책을 읽어두면 좋다. 아울러 쓰기, 즉 에세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한다. 자기 방을 정리 정돈하고 청소하는 습관은 기본 중에 기본. 미국 가정에서 생활하려면 손님이 아닌 주인 역할을 해야 한다.

◇ 대구에서는 어디에 문의해야 하나

오는 22일(토) 오전 11시 한국교환학생재단 주최로 설명회가 열린다. 관심있는 학부모는 설명회를 듣고, 같은 시각 학생들은 슬렙 테스트를 치를 수 있으며, 오후 12시 50분부터 영어 인터뷰도 함께 해볼 수 있다. 정식 시험이기 때문에 합격하면 교환학생 신청자격도 주어진다. 다만 테스트(비용 5만 원) 및 설명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당일 아침에라도 반드시 사전 예약(053)753-5891)을 해야 한다.

이곳 김미경 원장은 "미국 고등학교에서 1년을 보내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단순히 어학 연수 개념으로 참가해서는 곤란하다."며 "미국 사립학교 진학, 국내 고교 편입 등 다양한 진로에 대한 확실한 마음가짐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현재 2008년 가을학기에 지원하고자 80여명이 시험을 치렀지만 선발자격을 얻은 학생은 8명 밖에 안된다."며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장기간에 걸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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