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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민족 다문화 사회]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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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 다르다고 제발 놀리지 마세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어떤 소원을 갖고 있을까. 피부색이 다르다고, 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로 '이방인'으로 머물러 있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

지난해 9월 문을 연 부산의 아시아공동체학교. 러시아, 네팔, 중국 등 다문화 가정 자녀와 한국인 자녀 32명이 한데 어울려 배우는 이 학교에서 아이들은 신이 난 표정들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시도 때도 없이 웃음을 짓는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리는 친구는 없다. 다른 엄마 나라의 말들을 주고 받는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없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그러나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이 아이들에게서 웃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철호 교장은 "얼마 전만 해도 서로 다른 문화의 자녀들이 피부색과 생김새 등으로 인한 차별 때문에 언어습득의 지체와 학습부진으로 학교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고 생활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은수(가명·11)는 예전 다니던 학교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같은 편에 넣어주지 않고 따돌렸어요. 그때마다 이쪽 저쪽에 다니며 훼방을 놓았지요.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졌어요."

피부색이 다르다고 놀리고 달아나 버리는 아이들을 만날 때면, 신경질이 나 쫓아가서 때려 주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한두 번도 아닌데다, 그런다고 달라질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은수는 그럴 때마다 길거리의 돌멩이를 주워 던지며 분풀이를 했다.

네팔인 엄마를 둔 주연(가명·9·여)이도 생김새 때문에 아이들로부터 놀림을 받을 때가 많았다. 기분이 나빴지만 엄마는 이해하라며 달랠 뿐이었다. 오빠인 주형(가명·10)이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 투정을 부린 날이 많았다.

"어딜 가나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시선에는 익숙해졌지만…" 말꼬리를 흐리는 주형이의 가슴 한구석에는 그렇게 차별의 응어리들이 쌓여 있었다.

그러나 이 학교에 온 이후 아이들이 달라졌다. "여기서는 모두가 친구예요." 아이들은 우리가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를 뿐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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