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있어요
직장의 승진심사에서 동료에게 밀려 탈락했습니다. 어떤 기준이었는지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어쨌든 저는 패배자가 된 것 같아 자존심이 무척 상하고 집사람과 아이들 볼 면목도 없습니다. 처음 겪는 좌절이라 무척 당황스럽고 억울하기도 하고 실패한 삶인 것 같아 견딜 수 가 없습니다. 생각 같아선 당장 회사를 박차고 나오고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해보세요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계시군요. 무릇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을진대 거기에 상응하지 못하니 더더욱 그러실 거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기쁘고 행복한 일들만 있으면 좋으련만 세상살이는 그렇지 못합니다. 예기치 못한 어려움도 겪고 실패도 경험하며 삶은 굴러가는 것이지요. 승진을 해서 승승장구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해서 반드시 실패한 삶은 아니지 않을까요.
온 국민을 열광케 하고 행복하게 해 주었던 2002년의 월드컵을 기억하시나요. 그 때의 주인공은 나라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혼신의 힘으로 경기에 임했던 태극전사들이었지만 그들 외에도 '거스 히딩크'라는 외국인 감독을 거명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가 대표팀의 감독으로 그가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호평을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러 가지 구설수에도 시달렸고, 맡은 바 감독직에 소홀하다는 평가도 받았으며 심지어는 이름대신 '오대빵'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비아냥도 감내해야 했었습니다. 유럽의 강팀들과의 연습경기나 혹은 평가전에서 5:0이란 스코어로 내리 지던 것을 빗대어 부르는 말이었지요.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꿈쩍도 않으면서 자신의 의지대로 그리고 계획한대로 밀고나가서 결국은 4강진출이라는 신화를 이루면서 국민적 영웅으로 자리매김했었습니다. 만약 그가 언론과 축구협회관계자들 그리고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딴지에 굴복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었다면 그는 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퇴진하는 그저그런 외국인 감독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은 환호와 갈채 속에서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며 퇴장하지 않았나요.
경우에 따라서는 님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더 나은 직장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꿈꿀 수도 있지만 지금은 적당한 때가 아닐 것 같아요. 경쟁자에게 밀려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 님은 지금의 조직에서 영영 '경쟁에서 뒤쳐진 자'의 이미지로만 남을 것입니다.
지금은 그 것보다는 조직에서 궁극적으로 꼭 필요한 사람, 일 잘하는 사람, 소모품이 아니라 엔진 같은 중요한 사람으로 가치를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일 때가 아닐까 해요.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눈앞의 이해관계를 떠나 흉금을 털어놓을 수 있는 동료와 상사 그리고 부하직원과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요, 전화위복이고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고 하지 않던가요. 이 기회를 계기로 강자의 여유를 배우고 약자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는 도량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큰 그릇은 늦게 채워지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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