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했던 2007년을 뒤로 한 채 힘차게 출발한 2008년 새해 첫날, 어김없이 떠오른 태양과 함께 모두의 축복 속에 태어난 아이의 고고성(呱呱聲)도 힘차게 울렸다. 아이를 잘 낳지 않는 저출산의 시대에서 아이는 희망이자 축복이다. 대구시 달서구 죽전동 미래여성병원에는 새해 첫날 7명의 '희망'이 태어났다. 새해 첫날 태어난 아이와 '희망'을 출산한 산모를 만났다.
▶희망을 낳았어요
김영해(37·여·경남 합천읍) 씨는 새해 첫날 오전 3시 첫 아이를 낳았다. 무려 21시간 동안 진통 끝에 출산했다. 하지만 자연분만으로 3.14㎏의 건강한 딸을 낳았다. 김 씨는 합천에는 산부인과가 없어 1시간 동안 차를 타고 대구를 찾았다고 한다.
김 씨는 "출산 예정일이 12월 28일이었다."면서 "너무 너무 힘들어 소리지르고 괴로웠지만 새해 첫날 태어나서 놀랍기도 하고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결혼을 35세에 했다는 김 씨는 나이가 많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벌써 학부모가 된 친구들도 많다. 친구와 친지들은 아기가 새해 첫날 태어났기 때문에 다들 놀라워한다. 2일 오전에는 처음으로 딸에게 젖을 물렸다. 기분이 묘했다. 김 씨는 "모유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야 엄마가 됐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 대한 큰 욕심이나 기대는 하지 않겠습니다."
김 씨는 "아이를 너무 고생해서 낳았기 때문에 둘째는 낳고 싶지 않다."면서 "전업주부이기 때문에 아이 양육에만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허선예(31·여·대구시 서구 비산동) 씨도 지난 1일 오후 2시 둘째 아이를 출산했다. 허 씨는 "둘째라서 2시간 30분 만에 수월하게 낳았다."면서 "딸을 원했지만 이번에도 아들이어서 섭섭하다."고 웃었다.
"첫째 아이는 크리스마스인 12월 25일에 낳았습니다. 둘째 아이는 새해 첫날에 태어나서 주위에서 너무 신기해 하더군요."
허 씨는 "아이한테도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면서 "아이도 자라면서 의미를 갖고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정어머니에게 첫째의 양육을 맡겼던 허 씨는 새해에 특별한 결심을 했다. 출산휴가를 마치면 직장을 그만둘 계획이다. 허 씨는 "아이를 좀 더 잘 키우고 싶다."면서 "하지만 육아의 고생을 알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선다."고 했다.
▶아이 편하게 키울 수 있었으면
김 씨는 "대학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뉴스를 자주 접했기 때문에 벌써부터 막막해진다."고 했다.
아이 양육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임신하는 순간부터 경제적 부담이 시작된다는 두 사람은 "앞으로 아이를 키울 생각을 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털어놨다.
두 사람은 "올해가 쥐띠해이지만 음력으로는 황금돼지해로 아이가 쥐띠와 황금돼지띠의 복을 다 갖고 태어난 것 같다."고 기뻐했다.
두 사람은 또 "새해 첫날 태어난 우리 아이가 계기가 돼 다산과 풍요의 상징인 쥐띠해에는 출산율이 높아졌으면 좋겠다."면서 "특히 새 대통령 당선자가 아이들을 편하게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보육시설 미비나 사교육비 문제 등으로 출산을 꺼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 셋째 이상 낳으면 출산지원·축하금 '두둑'
많은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는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임신 시작부터 출산까지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출산지원정책을 꼼꼼히 살펴서 이용하면 출산비용을 아낄 수 있다. 지자체들은 각종 출산지원정책을 내놓으며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구시가 올해 새롭게 실시하는 출산장려정책을 알아봤다.
▷다자녀 가정 우대 '아이조아카드' 발급=대구시에 거주하는 세 자녀 이상 가정 중 2001년 1월 1일 이후 막내를 임신(7개월 이상) 또는 출산한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물품구매 및 시설 이용 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조아카드를 발급한다. 대구은행과 제휴한 지역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세한 지원내용은 홈페이지(http://ijoa.bccard.com)를 참조하면 된다.
▷셋째 이후 자녀 양육 특별지원=1월 1일 이후 출생한 셋째 이상 자녀의 가정에 월 20만 원(최대 11개월)을 지원한다. 다자녀 가정에 양육비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출산장려책으로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셋째 이상 자녀 출산축하금 상향 지원=셋째 이상 자녀를 출산한 가정에 지원한 출산 축하금을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신청 다음달에 계좌로 입금된다.
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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