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북부 '도깨비 빙판길' 조심하세요

새벽 교량 얼음막…교통사고 잇따라

최근 경북 북부 산간지역 국도와 지방도, 교량 곳곳에서 새벽녘 '도깨비 빙판길'이 출몰하면서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도깨비 빙판길'은 새벽녘에 발생한 짙은 안개가 일시적으로 노면에 살짝 얼어붙어 얇은 얼음막을 입혔다가 일출과 동시에 기온이 오르면 녹아 감쪽같이 사라지는 현상. '도깨비처럼 느닷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포장도로에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는 이 도깨비 빙판길은 아침 최저기온이 형성되는 일출 직전 1, 2시간 동안 강과 하천, 호수에 인접한 도로와 교량 상판 등에 집중적으로 형성된다. 경사가 가파른 고개마루 내리막길이나 커브진 곡교에 형성된 경우엔 베테랑 운전자도 차량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안전 운행에 치명적인 복병이다.

실제로 지난 연말 새벽녘 안동∼의성 구안국도 중 미천변 도로와 교량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거나 도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한꺼번에 6건이나 발생했다. 이 구간은 하천을 따라 커브진 곡교 2개가 S자 형태로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어 해마다 초겨울과 이른 봄에 도깨비 빙판길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지난 연말 안동지역 산간도로에서 발생한 도깨비 빙판길 교통사고만 무려 3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노선버스 운전사와 택시기사들은 "눈이나 비가 내렸다면 당연히 사고에 대비해서 조심 운전을 하지만 새벽무렵 도깨비 빙판길은 궂은 날씨가 아니더라도 발생하는데다 운전자도 방심상태에서 맞닥뜨리기 때문에 위험천만"이라며 "게다가 교통사고 조사 때가 되면 빙판 현장이 말라버리면서 흔적없이 사라지는 통에 정상 참작도 받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우식 안동기상대장은 "도깨비 빙판길은 포장도로 노면과 교량 상판의 온도가 주변보다 더 낮게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노면성애' 현상으로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