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정부조직 개편안 도와달라"

4당 대표와 연쇄 회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8일 오전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를 잇따라 방문해 정부조직 개편안의 원활한 국회 처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은 융합과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조직개편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여야를 초월한 협력을 요청했다. 앞서 이 당선인은 17일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와 민주노동당 심상정 비대위원장을 찾아가 협조를 요청했다.

이 당선인은 신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손 대표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효율적인 정부, 능률적인 정부를 위해 고생했다.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발 빠르게 준비하고 내각을 구성하기 전에 (조직개편을) 한다는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해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당초 예상보다 순조로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손 대표는 "경제건설과 일자리에 관한한 여야가 없다. 적극 협력하겠다."며 "가장 협조적인 야당이 될 것이고, 동시에 단호한 야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얼핏 보기에 대통령이 어느 대통령보다 막강한 대통령이 되는 것 같고, 국무총리 위상이 많이 격하됐다."며 "통일부 문제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구체적이고 면밀하게 검토돼야 할 것 같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신당 측은 김진표 정책위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부조직개편특위를 곧 구성해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심 위원장은 "힘있는 부처는 더 힘이 막강해지고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부서는 힘이 줄어드는 강익강(强益强) 약익약(弱益弱)을 걱정하는 분이 많았다."면서 "여성 부처는 폐지가 아니라 확대돼야 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간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며 통일부 폐지에도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청와대 위상이 강화된 것은 아니며 내각을 중심으로 하려고 한다."면서 "청와대 수석들을 차관급으로 낮추고 경호실장도 처장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 봐왔지만 청와대가 너무 세면 내각과 두 군데를 봐야 하니 일하는 사람들은 한 군데만 찾아가서 일할 수 있도록 융합을 했다."며 "남북 문제도 통일부와 통일전선부(북)가 둘이 수군수군해서 밀실에서 하는 시대는 지났고 전면적으로 확대하면서 부처끼리 다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