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은 텅 비어 있었다. 욕망도, 사랑도, 명예도 아무것도 없었다. 사막은 우리들 삶과 같이 헛된 것이고, 우리들 존재처럼 한웅큼 모래와 같은 것이었다.'
허상문 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실크로드 기행산문집 '타클라마칸의 달'(열린시선 펴냄)을 출간했다.
중국 서안(西安)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1만2천km를 몇 차례 탐방한 기록이다. 기존의 저술들이 중국의 서안에서 둔황에 이르는 부분적인 내용에 그치는 데 비해, 이 책은 이스탄불에 이르는 동서양 실크로드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천산북로와 남로에 대한 고찰은 소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무거운 이론적 고찰과 가벼운 산문 중심의 여행기에서 벗어나 여러 차례 직접 탐방하면서 체험한 사실과 감정을 꼼꼼하게 서술한 인문학적 기록물이다.
'실크로드에서의 사막여행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사막의 지평선은 저 멀리 끝없이 펼쳐져 있었지만 나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은 언제 어디서 끝날지 알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헤매고 있을 때와 같이….'
대구에서 출생한 허 교수는 영남대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연세대 대학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과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연구했다. 문학평론집 '문학과 변증법적 상상력', 세계기행산문집 '오디세우스의 유랑', '시베리아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번역서로 D.H.로렌스의 '생명의 불꽃, 사랑의 불꽃' 등이 있다. 300쪽. 1만 5천 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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