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봉되는 영화 '산타마리아' 로케촬영 때문에 대게의 고장 '영덕'에서 두 달여 동안 꼼짝없이 갇혀 지낸 배우 정웅인(39). 그가 그동안 '세 친구', '두사부일체', '투사부일체', '조용한 가족'에서 보여준 캐릭터 때문일까. 그와 대화는 유쾌하고 즐겁다.
촬영을 끝내고 딸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서 사는 그를 만났다. 그는 대구와 인연이 깊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의 고향이 대구다. "처갓집이 지산동 근처예요. 반갑습니다."며 말을 건넸다.
그의 얼굴을 천천히 올려다보면 그는 타고난 배우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말투는 맺고 끝남이 분명하지만 굵고 가느다란 소리가 잘 공명돼 특유의 소리향으로 다가온다. 촬영장 이야기부터 꺼내들었다.
"배우 한테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위해서 촬영없는 날이면 회도 실컷 먹고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녀요. 하 하 하.
그는 배우의 캐릭터에 대해서 말을 꺼낸다.
"배우의 캐릭터는 출연 작품의 성공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수 많은 인물들을 창조하고 표현했지만 많은 분들은 가장 많이 본 캐릭터를 생각하세요. 제가 추구하는 배우로서의 방향과 변화는 코믹적 요소가 아닙니다."
배우 정웅인은 코믹과 즐거움의 연기적 표현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표현해내는 배우이지 코믹한 배우는 아니다. 마음이 아프고 저려와도 그것을 깊숙하게 숨기고 즐거움으로 표현하는데 탁월한 사람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고 말한다. "정영배 감독이 저의 다른 모습을 봤나 봐요. 이번 작품에서 색다른 연기의 맛을 느껴 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동안 인식된 저의 캐릭터를 뒤집어 놓은 거죠. 그러면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했어요. 오히려 더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은 주인공 '일도'의 역할을 표현해 내려고 했어요."라며 웃었다.
배우로서 묻어나오는 코믹적 이미지를 벗어내고 싶지 않은 지 물었다. "가장 평범한 연기가 가장 어려운 연기입니다. 극단적인 감정을 쏟아내는 역할을 배우에게 오히려 쉬울 수 있어요. 배우로서 캐릭터 변신에 고심하기보다는 어느 작품이든 주어진 캐릭터를 녹여낼 수 있는 배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TV를 통해 얼굴이 알려지기 전부터 늘 무대와 함께 있었다. 지금도 그는 연극무대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단순하게 쉬고 싶어서 무대를 밟고 싶지는 않아요. 바쁜 시간을 쪼개가면서 연극을 한다면 그것은 연극을 대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내서 산에 천천히 올라가는 것처럼 소중히 연극을 대하면서 무대를 밟고 싶은 마음이죠."
한국영화 얘기로 넘어갔다. "몸값을 낮추어 진다고 영화가 다 잘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영화를 살리기 위해서 무턱대고 출연료를 낮추는 것보다는 배우한테도 출연 영화에 대해 더 애착을 갖게 만드는 다양한 명분과 제도들이 있으면 더 좋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한테 배우로서 인생관이 무엇인지 물었다. "목표점에 가장 빨리 달려가기보다는 돌아가고 멈추면서 숨을 고르고 달려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까지 웃기 위해서 말이죠. 천천히 가지만 언제든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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