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비염과 성장 장애

면역'폐기능 저하…'성장의 힘' 방해

코 안 점막이 붓고 염증이 생겨 숨쉬기와 호흡을 방해하는 비염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과 달리 치료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콧물, 코 막힘, 재채기가 대표적인 증상인 비염은 계절과 환경, 환자의 신체적인 상태에 따라'더 했다 덜 했다'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염은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비단 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기 전체나 전신 면역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 한창 키가 자라야 할 시기에 비염이 있다면 외부공기가 여과 없이 몸속으로 들어와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자주 노출되고, 몸에 맞는 적정 온도와 습도의 공기대신 차갑고 건조한 공기들 들이마심에 따라 머리가 무겁고 목이 건조해진다. 또 코 막힘이 지속되면 성장이 방해를 받고 집중력은 물론 주의력마저 상실될 수 있는 동시에 축농증이나 기관지 질환에 걸리기도 쉽다.

◆비염의 원인=최근 많아지고 있는 어린이 비염의 주된 원인은 몸의 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TV시청이나 컴퓨터 몰입은 운동부족과 자세불안을 가져오고 그 결과 건강이 나빠지면서 몸에 노폐물이 쌓여 혈액순환도 나빠진다. 여기에 코 점막을 자극하는 미세먼지나 공해물질, 계절에 따른 황사와 꽃가루 등이 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요즘 아이들은 과거와 달리 학교와 학원 등 공부에 내몰려 과로로 인한 허약체질 및 면역기능이 제대로 발달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는 경우도 많다. 이밖에 화학조미료, 각종 식품 첨가물도 몸속에 축적돼 항원으로서 발작적 천식이나 비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폐 기능 저하를 부른다=폐가 호흡할 때마다 코는 정화되고 따듯하며 적당한 습도를 지닌 공기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비염으로 인해 이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탁한 공기가 그대로 폐로 들고 이에 따라 폐의 기능이 나빠지면서 저항력도 함께 떨어지게 된다.

몸 상태가 이처럼 상쾌하지 못하면 자연히 신경질도 늘어난다. 신경질적인 아이가 정상적인 성장상태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성장장애의 원인도=비염이 있으면 밥을 잘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 후각기능이 떨어져 음식 냄새를 잘 맡지 못하고 잦은 감기 증상으로 비위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뜩이나 약해진 폐 기능 탓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 자연히 운동을 멀리하게 될 뿐 아니라 코 막힘 증상으로 인해 구강호흡과 코골이를 하게 되는데 이러면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아이들의 성장호르몬은 주로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 가장 많이 분비된다. 이 때 얕은 잠과 호흡곤란으로 잠을 자주 깨게 되면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덧붙여 비염을 오래 앓게 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바뀐다는 것은 임상실험에서도 밝혀진 바 있다.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생활에 적극적이지 못하면 성장에 방해를 받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면역력 강화가 제일 중요='정기는 북돋우고 사기는 몰아낸다.'한방에서 비염치료는 몸의 자연치유능력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병을 인체 면역체계의 불균형 상태로 보는 한방에선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는 달라도 원인은 같다는 점에서 근본원인 치료에 힘을 무게 중심을 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증상완화보다는 주로 약해진 폐 기능을 강화해 원기를 회복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 구체적인 치료는 저항력을 높이는 내복한약과 증상을 줄이는 외용약물 치료 및 침과 체질에 맞는 환자맞춤형 치료를 병행한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도움말=코앤키 한의원(시지점) 박재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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