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초봄/최승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건 너무했군

슬슬 어루만져 주고

아직 응달인가

빛살 보내 주고

검정빛

커튼일랑 걷자구

초록으로

바꿔 놓고

사라져갈 것들

쫓을 것 있는가

웅성대다가

제풀에 녹고 말겠지

오늘은

강물이 풀리거니

서둘 것 없네

훈훈하자구

봄. 이제 슬슬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모진 기침과 신열 속에 옹송그린 지난겨울은 참 가혹했습니다. 대궁을 긁어서라도 차릴 기운이 있으면 차리고, 저 응달 쪽에도 따스한 빛살을 보내 줘야지요.

산골짝에 드문드문 남아 붙은 잔설인들 얼마나 가겠습니까. 굳이 쫓지 않아도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녹을 것은 제풀에 녹고 그러겠지요. 꽃샘, 입샘이 웅성대며 까탈을 부려도 올 것은 오고, 필 것은 피기 마련입니다. '강물이 저리 풀리거니' 서두를 일이 무엇입니까. 다들 칙칙한 '커튼일랑 걷자구'요, '훈훈하자구'요.

한데, 정작 사라져선 안 될 것이 사라진 아쉬움은 얻다 묻어야 합니까? 600년이 넘도록 늘 그곳에서 그렇게 너볏하고 넉넉하던 겨레의 상징을 삽시에 숯검정이로 만들어버린 이 무력한 손들은 어찌하며, 숭례는커녕 무례만을 일삼은 이 부끄러운 낯빛들은 또 어찌합니까?

박기섭(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 매매 과정에서 17억 7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을 언급하며, 국민 대출을 막으면서...
코스피가 21일 급등하며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정지 조치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이날 코스피200 선물지수는 5.17% 상승한 1,0...
광주지방검찰청과 경찰청 특별수사단이 21일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국가수사본부를 압수수색하며, 경찰 내부에서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지휘와 부...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