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너무했군
슬슬 어루만져 주고
아직 응달인가
빛살 보내 주고
검정빛
커튼일랑 걷자구
초록으로
바꿔 놓고
사라져갈 것들
쫓을 것 있는가
웅성대다가
제풀에 녹고 말겠지
오늘은
강물이 풀리거니
서둘 것 없네
훈훈하자구
봄. 이제 슬슬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모진 기침과 신열 속에 옹송그린 지난겨울은 참 가혹했습니다. 대궁을 긁어서라도 차릴 기운이 있으면 차리고, 저 응달 쪽에도 따스한 빛살을 보내 줘야지요.
산골짝에 드문드문 남아 붙은 잔설인들 얼마나 가겠습니까. 굳이 쫓지 않아도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녹을 것은 제풀에 녹고 그러겠지요. 꽃샘, 입샘이 웅성대며 까탈을 부려도 올 것은 오고, 필 것은 피기 마련입니다. '강물이 저리 풀리거니' 서두를 일이 무엇입니까. 다들 칙칙한 '커튼일랑 걷자구'요, '훈훈하자구'요.
한데, 정작 사라져선 안 될 것이 사라진 아쉬움은 얻다 묻어야 합니까? 600년이 넘도록 늘 그곳에서 그렇게 너볏하고 넉넉하던 겨레의 상징을 삽시에 숯검정이로 만들어버린 이 무력한 손들은 어찌하며, 숭례는커녕 무례만을 일삼은 이 부끄러운 낯빛들은 또 어찌합니까?
박기섭(시조시인)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48.4%로 하락…민주당은 국힘 추격에 '초박빙'
추경호 "대구를 기업이 투자할 수밖에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
안철수 "李대통령, 국민 대출 막더니 사채로 이자 장사"
노태악 '배우자 동행' 해외출장 논란 확산하자…4700만원 선관위 반납
경찰청장 대행 "장윤기 사건, 보완수사권과 연결 안 돼…폐지돼도 달라질 것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