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기섭의 목요시조산책] 초봄/최승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건 너무했군

슬슬 어루만져 주고

아직 응달인가

빛살 보내 주고

검정빛

커튼일랑 걷자구

초록으로

바꿔 놓고

사라져갈 것들

쫓을 것 있는가

웅성대다가

제풀에 녹고 말겠지

오늘은

강물이 풀리거니

서둘 것 없네

훈훈하자구

봄. 이제 슬슬 그럴 때가 되었습니다. 모진 기침과 신열 속에 옹송그린 지난겨울은 참 가혹했습니다. 대궁을 긁어서라도 차릴 기운이 있으면 차리고, 저 응달 쪽에도 따스한 빛살을 보내 줘야지요.

산골짝에 드문드문 남아 붙은 잔설인들 얼마나 가겠습니까. 굳이 쫓지 않아도 사라질 것은 사라지고, 녹을 것은 제풀에 녹고 그러겠지요. 꽃샘, 입샘이 웅성대며 까탈을 부려도 올 것은 오고, 필 것은 피기 마련입니다. '강물이 저리 풀리거니' 서두를 일이 무엇입니까. 다들 칙칙한 '커튼일랑 걷자구'요, '훈훈하자구'요.

한데, 정작 사라져선 안 될 것이 사라진 아쉬움은 얻다 묻어야 합니까? 600년이 넘도록 늘 그곳에서 그렇게 너볏하고 넉넉하던 겨레의 상징을 삽시에 숯검정이로 만들어버린 이 무력한 손들은 어찌하며, 숭례는커녕 무례만을 일삼은 이 부끄러운 낯빛들은 또 어찌합니까?

박기섭(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겸직 문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으며,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은 이를 옹호했다. 홍...
화학소재 기업 카프로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첫날 90% 이상 급락하며 현재 340원에 거래되고 있고, 거래소는 상장폐지 절차를 재개한 ...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이며, 주 5일제 근로자 기준으로는 9월 28일 월요일까지 쉴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 정...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