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개혁공천이 한나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기류가 대구경북 등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 의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지역 정치권이 폭풍전야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에 일부 의원들이 "정도로 가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술렁이고 있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울산 등 영남권 공천심사를 주말로 연기한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8일 영남권 전체에 대한 심사를 재개, 공천자를 내정한 뒤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심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6일 "계파에 대한 고려없이 참신하고 능력있는 인물을 공천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남권을 마지막에, 한꺼번에 심사를 한다는 것은 물갈이에 대한 의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통합민주당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당의 간판급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등 이른바 '공천 혁명'을 보여준 데 대한 한나라당 공천전략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즉 '텃밭 중의 텃밭'인 영남권 현역 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하는 것으로 민주당의 호남 물갈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는 지난 총선 때의 현역교체율에 비춰볼 때 30~40%가량의 현역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대구에서 3, 4명, 경북에서 4, 5명, 부산에서 4명, 경남에서 5, 6명, 울산에서 1, 2명 등 총 20여명이 교체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기 시작했다.
공심위는 교체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에 대해서는 심층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하기로 했고, 경북의 경우 경쟁력있는 무소속 후보와의 시뮬레이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지역에는 현 예비후보들로 승산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전략공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심위 다른 관계자는 "대구경북의 경우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아도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뒤늦게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친이'(親李: 친 이명박 대통령) 대 '친박'(親朴:친 박근혜 전 대표) 간에 팽팽하게 맞물려 있는 지역 정치구도를 쉽사리 깨뜨리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이 같은 기류 변화에 지역의 일부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의 한 의원은"대통령 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에게는 공천을 주면서 다른 중진들은 무조건 물갈이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역에서 여론조사를 하면 우리가 더 지지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경우에 또 다른 정치적인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강경자세를 거듭 밝혔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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