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난데 없는 거물 안찍으면 꼴통" 대구경북의 고민

"대구가 정치실험장인가."

'친박연대'의 홍사덕 전 국회 부의장이 21일 전격적으로 대구 서구 출마를 선언하자 대구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목소리다.

대구에 이렇다 할 연고가 없거나 수십년 동안 대구에 관심과 애정을 보이지 않던 '거물급' 정치인들이 갑자기 대구 출마를 결정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이는 지난 17대 총선 당시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정치행위라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조 전 대표는 "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하겠다"며 대구 수성갑에 출마했지만 실패했다.

이번에 대구 서구에 출마키로 한 홍 전 부의장과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에게 도전을 선언하고 대구 수성을 출마를 준비중인 유시민 의원에 대해서도 대구 시민들은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고양이 지역구인 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버리고 대구를 찾아와서 보수일변도의 대구정서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도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구도를 깨뜨리고자 민주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것과 같은 용기있는 시도라는 호의적인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유 의원의 도전은 대구시민들을 우롱하는 '정치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도 함께 받고 있다. 참여정부 5년 내내 노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 역할을 자처하며 노 전 대통령을 옹호하던 그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희박하자 몸담고 있던 정당을 탈당하고 대구를 찾아와 무소속 후보로 대구시민들의 표를 달라고 하는 행위 자체가 대구를 고민하게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홍 전 부의장은 경북 영주가 고향이지만 지금까지 출마했던 서울 강남과 경기도를 버리고 대구에 온 것 역시 대구시민들에게는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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