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저급한 코미디 같은 北의 대남 공세

북한이 어제 노동신문 논평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49차례나 거론하며 새 정부의 대북정책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남조선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라는 제목의 이 논평은 시종일관 '역도''쓸개 빠진 매국역적'등 도발적인 용어를 써가며 정부의 '비핵화'개방'3000'정책을 전면 거부했다.

북측의 시대착오적인 대남 공세 의도가 무엇이든 무려 1만자가 넘는 논평을 읽으면서 북측이 참으로 딱하다는 심정을 감출 수 없다. 그들이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남한사회와 대북 정책을 비난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거의 쪽박 찰 형편에서도 "위대한 선군의 산아이고 정의와 평화의 방패인 핵 억제력" "친미주구인 리명박 따위가 지껄인다고 해서 핵을 순순히 내놓을 수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비핵화를 전제로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도록 돕겠다는 남측에 험한 막말을 내뱉는다는 것은 북한 정권의 후진성을 자인하는 꼴이다. 북한 지배자들은 새 정부 정책을 비판하기 전에 경협이니 뭐니 하면서 손부터 벌리는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굶어죽지 않기 위해 수많은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상황에서 무엇이 절실한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은지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분단 이후 50년 넘게 우리 국민들은 북측의 저급한 코미디를 볼 만큼 보아왔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동거지나 말씀새 하나에도 귀 기울이고 주시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기 전에 우리 국민들에 대한 예의부터 갖춰야 한다. 북한 사회에 그나마 온정적인 국민 정서가 최근 질 나쁜 대남 공세를 계기로 등 돌리지 않도록 처신하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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