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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옥관의 시와 함께]이른 봄/김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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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처럼 앳된 얼굴

다리 가느다란 여중생이

유진상가 의복 수선 코너에서

엉덩이에 짝 달라붙게

청바지를 고쳐 입었다

그리고 무릎이 나올 듯 말 듯

교복 치마를 짧게 줄여달란다

그렇다

몸이다

마음은 마음은 혼자 싹트지 않는다

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해마다 변함없이 아름다운

봄꽃들 피어난다

만약 내가 집을 짓는다면 담장 바깥에 수양버들을 심으리라. 타고 다닐 당나귀는 비록 없어도 버들 한 그루 쯤은 심을 수 있으리라. 봄이 되면 그녀는 연초록 치마를 살짝 들고 맨종아리로 나를 유혹하리라. 그러면 짐짓 모른 척 넘어가 그 초록 그늘 아래 잘 빚은 한 동이 곡주를 비워낼 터이다. 이 들큼한 낭만주의도 마냥 용서될 수 있을 것 같은 어질어질한 이 봄날.

현기증 이는 봄날에는 몸이 자꾸 근질거려서 젊음은 번쩍거리는 맨살을 사랑하는 모양이다. '그렇다/몸이다', 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짧은 치마를 더 짧게 만들고 붉은 꽃잎을 더 붉게 만드는 것. 봄을 아는 나이가 사춘기다. 몸을 아는 나이도 사춘기다. 몸을 '보'여준다고 봄인가. 말이야 되거나 말거나, 치맛자락 들고 손짓하는 저 수양버들 초록에 풍덩, 몸을 담그고 싶구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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