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프다고 포기할 수 없죠" 전동휠체어 타고 투표 고준수 씨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뇌병변 장애로 몇년 동안 투표를 하지 못했던 고준수씨가 9일 오전 달서구장애인이동지원센터가 제공한 리프트 장착 특수차량을 타고 월성주공3단지 투표소에 도착해 내리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 뇌병변 장애로 몇년 동안 투표를 하지 못했던 고준수씨가 9일 오전 달서구장애인이동지원센터가 제공한 리프트 장착 특수차량을 타고 월성주공3단지 투표소에 도착해 내리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며칠 전부터 신분증과 도장을 머리맡에 두고 잤지. 몇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를 한다는 생각에 들떠 잠도 제대로 못 잤어."

9일 오전 9시 대구 달서구 월성주공3단지 투표소. 고준수(77·뇌병변장애)씨는 전동휠체어에 몸을 실은 채 리프트가 장착된 특수차량에서 내려 투표소로 들어섰다.

가쁜 숨을 몰아쉬었지만 환한 웃음을 짓는 고씨에게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조그만 공구방을 운영하던 그는 6년 전 갑작스런 뇌출혈로 하루아침에 뇌병변 1급 장애인이 됐다. 오른쪽 팔과 다리는 움직일 수 없게 됐고 뇌수술을 받은 후 5년째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가 무사히 투표를 마칠 수 있었던 데는 달서구장애인이동지원센터의 도움이 컸다.

달서구청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기초생활수급권자인 고씨를 상담하러 병원에 들렀다가 '죽기 전에 투표라도 한번 내 손으로 하고 싶다'는 말을 듣고 방법을 수소문했다. 이동센터 측은 휠체어를 자동으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개조한 승합차를 고씨를 위해 내줬다.

그는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는데 왜 그동안 아프다는 이유로 투표를 포기했는지 후회스럽다"며 "투표에서는 부자나 가난뱅이, 장애인 할 것 없이 모두가 평등한 한표라는 게 좋다"고 했다.

고씨는 투표를 하지 않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내 손으로 국민의 대표를 뽑는다는 게 얼마나 큰 권리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다며 휠체어에 오르는 고씨의 표정은 상쾌해보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대 총선 유권자 가운데 고씨와 같은 장애인 유권자(4급 이상)는 81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를 '암장 시대'와 '잼데믹'이라고 비판하며, 개헌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부의 국정과제가 대통령...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일부 직원들이 주거비 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으로 100명 이상이 조사 대상에 올랐으며, 이는 평택사업장에서...
대학생 자녀가 한 달 용돈으로 150만원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에서는 '대구학부모교육센터'가 개관하며 학부모 교육을 지원...
미국 연방 하원에서 태권도 대사범 감사의 날을 지정하자는 결의안이 제출되었고, 이는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이 작년에 기념일로 지정한 것을 계승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