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날도 늦은 봄날도 아닌 계절에
늙지도 젊지도 않은 여자
이미 반백의 사내와 봄 산에 듭니다.
그 사내 홍안의 복사꽃도 잠시 말로만 탐할 뿐
하 많은 봄꽃 다 제쳐두고
백발보다 더 부시게 하얀 산벚 아래
술잔을 기울입니다.
어쩌면 전생의 어느 한때
그의 본처였기라도 한 듯
그 사내, 늙고 병들어 돌아온 남자처럼
갈수록 할말을 잃고
그럴수록 철없는 그 여자
새보다 더 소리 높여 지저귑니다.
바람 한 점 없는 적막한 산중,
드문드문 천천히 백발의 꽃잎 푸스스 빠져
그 사내 머리 위로 쌓이고,
이윽고 그 여자 빈 술병처럼 심심히 잠든 동안
사내만 홀로 하얗게 늙어 갑니다.
비로소 저 산벚
참 고요히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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