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피드의 예각처럼
물빛은 날카롭다
뒹구는 잔돌들도 그 빛에 모가 나고
허리를 다 드러낸 강,
결핍의 봄은 깊다
'봄, 그 강'이라. 어느 강의 어떤 봄을 말함인가. 짐짓 구체성을 걷어냄으로써 보통명사 '봄'과 '강'의 이미지는 한결 견고해집니다. 두 낱말을 전화기의 송, 수화기처럼 맞물려 놓고 숨가쁘게 오가는 통화 내용을 엿듣기라도 하려는 건가요.
'큐피드의 예각'이 은밀한 사랑의 속삭임을 암시합니다. 전화선은 어디 한 군데 꼬인 데도 늘어진 데도 없습니다. 날카로운 물빛, 모가 나는 잔돌에서 감각을 자극하는 팽팽한 긴장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기말로 이런 사랑을 감당키도 쉽지는 않을 텐데요. 봄날의 강은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몸입니다. 긴 겨울의 허기를 지나오면서 허리통이 다 드러난, 마른 채 비트는 몸. 눈부신 생명의 환희에 걷잡을 수 없이 휘감기지만, 아직은 뭔가 모자라서요. 하긴 그런 결핍의 정서가 아니라면 봄인들 어찌 깊어지겠습니까.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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