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姜대표, 정부 혁신도시 '오락가락' 비판

"이견 있어도 혼선 안돼"…한나라 첫 고위당정협

"잔소리를 좀 해야겠다.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더라도 (정부에)아픈 이야기를 많이 할 것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18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와 전화통화로 전한 말이다. 최근 정부가 혁신도시 재검토 등 사전 조율 없이 확정되지도 않은 정책을 언론에 잇달아 공개하자 여당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예고된 대로 이날 당정협의 분위기는 험악(?)하게 시작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당·정·청이 보다 긴장된 자세로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당·정간 이견은 수용하지만 혼선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이어 당·정간 정책 혼선 사례로 ▷혁신도시 재검토 논란 ▷학교 자율화 ▷메가뱅크 설립 ▷외한시장에 대한 정부의 적극 개입을 발표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기자간담회 등을 조목조목 제시하며 비판했다.

특히 정부가 최근 노무현 정부의 혁신도시 추진을 중단할 듯한 자세를 취한 것에 대한 당의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혁신도시를 재검토하는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표적인 '감표정책'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일부 당 지도부는 '설익은 정책 발표' '속도위반'이라며 정부 측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외유 중인 와중에 정부가 '혁신도시 중단을 시사했다가 여론의 반발이 커지자 다시 추진하겠다'며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 국토해양부의 독단적인 의견이었는지, 혁신도시 중단을 위해 여론의 반응을 떠보려고 한 것인지를 집중 추궁하기도 했다.

당정은 이날 규제완화·경기활성화 등 새 정부의 핵심정책을 경기부양책 등으로 경제살리기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으나 한나라당은 정부의 관주도 경기부양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세계잉여금 15조3천억원을 지방교부세 정산과 국가채무상환에 우선 투입하고 남은 4조8천억원 중 3조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해 재정지출을 늘리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재정지출 위주의 경기부양은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데다 추경편성이 국가채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회의에 앞서 정부의 추경 편성 요구에 대해 "작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 올해 예산을 2조원 삭감한 마당에 정부 주도로 경기를 진작시킨다면 노무현 정부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당정은 경기부양책 각론에 합의하지 못하자 세부 정책 방향은 당 정책위원회와 정부 주무부처가 계속 논의해 시각차를 좁혀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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