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자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설명회가 정작 보행이 불편한 참석자들조차 배려하지 못한 무관심한 처사로 빈축을 샀다.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주민설명회'가 열린 21일 오후 2시 대구시민회관 2층 소강당. 설명회가 시작된 지 20여분이 지나자 사회자 앞으로 한 여성이 다가갔다. 이 여성은 "대중교통에서 가장 소외돼 있는 장애인들이 듣기 위해 찾아왔는데 1층에서 올라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리프트 한 대 없는 곳에서 주민설명회를 연 대구시의 무책임과 준비 소홀로 장애인은 또 상처를 입고 있다"고 외쳤다.
참석자들이 "그분들이 다 올라오면 다시 시작하자"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설명회를 꼭 들어야 한다"고 소리쳤지만 설명회는 계속됐다.
같은 시간 행사장 1층에서는 중증장애인 7명이 계단 23개를 오르지 못한 채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이동리프트체어가 제공됐지만 근육장애인, 뇌성마비 장애인은 다른 휠체어로 이동하기 어려웠고, 경사진 계단을 오르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대구시 측은 이들을 업어서 데려가겠다고 제의했다.
결국 이들은 시민회관 앞 도로로 나가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주민설명회를 중단하고 장애인들도 참석할 수 있는 공간에서 다시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5분간 교통정체를 빚었다.
하지만 주민설명회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시간여 만에 끝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애인들의 이동시설이 없다는 것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준비소홀을 인정한다"며 "이른 시일 내 장애인들을 위해 설명회를 다시 열겠다"고 해명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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