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9일 친박 탈당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듭 요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복당 가부를) 결정해주기를 바란다. 거기서 공식적으로 결정이 나면 그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복당 문제에 대한 당의 공식 논의를 요구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요구가 거부되자 다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현재 당 최고위원들의 성향이 친이가 대부분인 탓에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복당 허용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런데도 박 전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을 요구한 배경은 뭘까?
우선 향후 정치행보에 대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다. 측근들은 우선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복당이 불허되거나 논의가 유보될 경우 이미 밝힌 7월 전대 불출마 의사를 철회하고 직접 당권에 도전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5일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조건부 전대 불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배수진을 친 듯한 분위기"라며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불출마를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또 '약속'대로 전대에 불출마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명확한 선 긋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금의 어정쩡한 당내 위치에서 탈피, 보다 확실한 비주류의 구심점으로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투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투쟁의 내용은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해 비협조와 침묵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탈당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강공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탈당 가능성은 아직 친박 내부에서도 비중 있게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정반대의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복당문제에서 한발 비켜나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공식 결론이 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는 액면 그대로라면 설사 복당 불가가 결정되더라도 더 이상 복당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표는 복당문제에 발목이 잡혀 통큰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지 않으냐"고 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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