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 도청 이전지 발표 '무리수 거듭'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 선정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가 예정지 발표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평가·채점·집계 등 선정 작업에 지장을 줄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3일 도청 이전 예정지 발표를 8일 오후 7시에 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이를 위해 8일 오후 6시로 잡았던 영천 경북도민체전 폐회식을 오후 5시로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이전 예정지 발표 후 탈락지역이 반발할 가능성을 우려해 폐회식을 당겨 열기로 한 것.

도는 또 개최지인 영천시와 경북체육회에 사전 협의도 않고 3일 오전 전화상으로 "한시간 앞당겨졌다"고 통보를 해 빈축을 샀다. 영천시는 이에 대한 진위 확인을 받기 위해 이날 오후 내내 도청 등으로 확인 작업을 하느라 부산했다.

영천시 한 관계자는 "조류 인플루엔자 파동으로 이번 체전 개최 일정이 미뤄지면서 이미 제작된 행사 안내서 3만부와 종합 안내서 2천500부 등 2천만원 상당의 체전 안내서를 폐기 처분하고 연기된 날짜에 맞춰 새로 만들었으나, 결국 이 책자마저 이번 폐회식 일정 변경으로 완전본이 되지 못하게 됐다"며 허탈해했다.

경북도는 또 예정지 발표 시간을 정하면서 도청 이전 추진위원회와 평가위원들의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추진위 관계자는 "5~7일 3일간 현지 실사 후 8일 하루 동안 평가를 하게 된다"면서 "평가 시간이 가뜩이나 짧은데 발표 시간까지 정해 놓으면 평가가 졸속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83명이 평가한 것을 집계해 완전한 문서를 만드는데 6시간쯤 걸린다고 보면 오후 1시 이전에 평가를 끝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후보지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재검을 할 가능성까지 예상되는 만큼 예정지 발표 시간을 여유있게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영천·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