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삼덕네거리 카젠 현대카 정비센터 입구. 수입차 부품·수리라는 간판이 눈에 띤다. 센터 안에 들어서자 BMW·벤츠·폴크스바겐·아우디·닛산·볼보 등 국내에 판매되는 모든 수입차들의 각종 부품이 진열돼 있다. 각종 휠터를 비롯해 오일·점화플러그·에어클리너 등 부품만 150여가지가 넘는다. 이곳은 국내 한 수입차 부품 쇼핑몰의 대구 프랜차이즈점으로 소비자들에게 현지에서 직수입한 수입차 부품을 싸게 파는 곳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수입차 부품'으로 검색어를 입력하면 '직수입'이라는 문구가 유난히 많이 뜬다. 중고·비품·튜닝용부품 등 차종과 연식에 상관없이 모든 중고 부속을 직수입한다는 내용이다. 이같은 온라인 수입차 부품 쇼핑몰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고, 제조사·모델·연식만 알면 모든 부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수입차 부품에도 직수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수입차 부품 수요 또한 덩달아 늘어난 결과다. 실속형 수입차 마니아들은 온·오프 라인의 직수입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부품 거품을 걷어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중에서 수입차 부품을 구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수입차 AS센터나 정비공장은 가장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인데 반해 거품이 심하고, 부품을 구할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1천500만원짜리 중고 수입차를 사면 연간 부품수리비만 1천만원이 든다는 얘기가 공공연했을 정도. 부품 공급이 예전보다 원활해졌다고는 하지만 비싼 부품비 걱정에 수입차 구매를 꺼리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다.
수입차 부품 직수입 업체들은 바로 이런 단점을 노려 탄생했다. 수입차 현지 OEM 부품업체들과 바로 거래를 터 유통마진을 줄인 것. 직수입 업체들은 "수입차 업체와 국내 딜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15~30% 값이 싸진다"며 "구매자가 좀 더 싼 부품을 원하면 OEM 업체보다 한단계 낮은 품질을 구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업체들은 24시간 안에 모든 부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국내에 없는 부품들은 현지 수입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평균 5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이 같은 직수입 업체들은 대구에만 2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수입차 초고속 성장과 비례해 갈수록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자체 유통망이 있거나 서울 본사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프랜차이즈점 형태로 운영하며 부품 판매뿐 아니라 부품수리를 겸하는 정비센터들도 많다. 이런 정비센터들은 수입차 공임 기준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부품수리비 또한 싸다.
직수입 업체들의 단골은 20, 30대 수입차 마니아들로,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은 업체에 휘둘리지 않고 원하는 부품과 기능을 먼저 제시하며 보통 소모품들은 중고로 많이 구입하고 엔진 부품들은 정품을 산다. 카젠 현대카 정비센터 김수경 사장은 "2년 전부터 수입차 부품 프랜차이즈점을 시작했는데 올해부터 단골이 크게 늘었다"며 "경북에서도 찾아와 3,4대 분의 소모품을 한꺼번에 사 가는 젊은층들이 많다"고 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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