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에서 시작해 탤런트와 DJ까지,'팔색조'박정아(27)가 이번엔 스크린 나들이를 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날라리 종부전'(감독 임원국, 제작 필름캔)을 통해서다. 2년이나 개봉하지 못하고 있다가 5월22일 뒤늦게 빛을 보게 돼 아쉬움도 많지만 박정아는 처음 스크린 주연을 맡아 얻은 것도 많다.
"일단 영화가 개봉을 하게 돼 너무 기뻐요. 한동안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고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연기를 하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겼어요. 작품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 있고요."
연기에 대해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제때 개봉을 했으면 그래도 조금 나았을텐데 2년 전 자신의 연기를 보자니 부족한 모습이 많이 보인다.
"솔로 앨범이 나오기 직전에 촬영을 한 영화에요. 그때는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연기에 대한 생각도 지금과 조금 달랐어요. 그런 모습이 제 눈에는 보이네요."
영화 자체는 아쉽지만 박정아의 변신에 대해선 새롭다는 반응이 많다. 그간'쥬얼리'의 맏언니, 아픈 어머니를 돌보는 의젓한 효녀 이미지를 굳혀온 박정아가 귀엽고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그는 졸부 집안의 철없는 딸'천연수'역을 맡아 깜찍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몸을 아끼지 않는'몸개그'로 웃음을 만들어 냈다.
"원래는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애교도 많은 성격인데 그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어요. 당차고 의젓한 이미지로만 8년을 활동했죠. 나도 여자인데 그런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끼 많은 박정아는 2001년'쥬얼리'로 데뷔한 이후 종종 연기자 변신을 시도했다. 2002년 영화'마들렌', 2004년 SBS 드라마'남자가 사랑할 때', 2005년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등에 나왔다.
그러나'남자가 사랑할 때'의 시청률 저조는 박정아를 의기소침하게 만들었다."안티가 많은 편이 아닌데 드라마 촬영 후 안티가 생겨서 충격이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아버지와 어릴 때부터 함께 산에 다니면서 정직·겸손·의(義)나 선(善)에 대한 말을 너무 많이 들었어요. 연예계에서는 이런 성격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많아요. 다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속으로 삭이는 거죠. 그러다보니 잘못한 게 없는데 이유 없이 욕을 먹는 경우가 생겨요. 이제는 그런 생각을 조금 바꾸려고요."
드라마 실패로 모질게 담금질이 된 박정아는 앞으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며 연예 활동을 할 계획이다. 어차피 남의 이목을 받는 직업을 택한 이상 좀 더 자신감을 보여줘도 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료 멤버 서인영도 그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서인영은 현재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와 케이블 채널 엠넷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서인영의 카이스트'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영이가 좋은 기회를 잘 살려 인기를 모으고 있어 동료로서 기분이 좋아요. 인영이에게'몸이 힘들어도 열심히 하라'고 얘기해 줬어요. 인영이 스스로도 열심히 잘 해주고 있고요."
박정아는 서인영의 활약상을 바라보며 자신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 모양이었다.
"저 역시 인영이 나이인 24세를 전후해 전성기를 누렸던 것 같아요. 그때 더 잘 했으면 지금의 내 모습도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아쉬움도 많이 남고요. 인영이에게 '나처럼 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말해줬어요. 서인영의 현재 좋은 모습이 나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죠."
그러나 박정아는 "서인영에 대한 생각이 질투심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단지 자신에게 더 열심히 연예 활동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아는 현재 '쥬얼리'의 새 앨범 후속곡 '모두 다 쉿'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 모어 타임'에 이은 연타석 홈런이다. 걸그룹 멤버로 27세는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박정아는 아직도 '쥬얼리' 활동에 자부심이 많다.
"'쥬얼리'의 박정아라는 브랜드는 참 소중해요.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해 줬으니까요. 내가 쥬얼리에서 나오더라도 쥬얼리의 박정아라는 얘기는 꼭 듣고 싶어요."
박정아는 쥬얼리의 성공과 스크린 주연으로 '가수 겸 연기자' 타이틀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두 분야 모두 카메라 앞에서 에너지를 보여주는 일이라는데 공통점이 있지만 다른 점도 많아요. 엄정화나 이승기, 김민종씨 같은 가수 겸 연기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직 부족하죠. 물론 가수 활동이 아직은 편하지만 연기도 꾸준히 할 생각이에요."
박정아는 영화 홍보와'모두다 쉿'의 활동이 마무리되면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10~20년을 더 활동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지금이 딱 연예 활동의 과도기인 것 같아요. 8년을 한결같이 활동했으니까 이제 변신을 해야죠. 그런데 문제는 겉모습의 변신이 아니라 '마인드'의 변화에요. 마음을 다잡고 변화하는 '박정아'를 저 스스로 받아들여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지금 전 앞으로 10~20년을 어떻게 활동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녀그룹에서 시작해 성숙한 여인으로, 이제는 10년 뒤 미래를 바라보는 스타 박정아. 그가 준비할 10년의 계획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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