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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학교 봉화 상운중 32명 체육복 라운딩 '굿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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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연습장 설치후 첫 대회

▲ 봉화 상운중은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1회 교내 골프대회를 열었다.
▲ 봉화 상운중은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1회 교내 골프대회를 열었다.

"굿샷.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작은 산골학교인 봉화 상운중 학생 32명은 최근 예천 이지골프클럽(9홀)에서 골프 삼매경에 빠졌다. 남자 교사들은 캐디로 나서 비지땀을 흘렸고, 여자 교사들은 학생들의 점심을 준비했다.

지난해 5월 도내 최초로 교내에 골프연습장을 설치(본지 2007년 5월 8일자 보도)해 화제를 불러 모았던 상운중이 지난 1년간 학생들이 갈고 닦은 실력을 평가하는 제1회 골프대회를 연 것.

"공은 끝까지 보세요. 허리와 어깨를 이용하세요.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하세요. 마음을 편히 하세요. "캐디 역을 맡은 김도현(46) 체육교사의 잔소리가 골프 클럽을 가득 메웠다.

"어휴. 이게 아닌데." 멋진 골프복과 골프화 대신 운동화와 학교체육복 차림의 시골 학생들은 생전 처음 접해보는 필드 맛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몰랐다. 이날 37타로 남자부 1위를 차지한 최석문(15)군은 "학교에서 체육 선생님이 골프를 가르쳐 줘 열심히 했지만 막상 필드에 나와보니 맘 먹은 대로 안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학교에 골프연습장이 들어선 것은 지난해 5월. 경북도교육청에서 300만원을 지원받아 학교 내 유휴교실 한칸에 가로 7m, 세로 9m, 높이 3m 크기의 타석대, 볼 배급기, 인조잔디, 그물망 등을 설치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후 수업과 토요일 재량 활동 시간을 이용, 골프교실을 연 것.

상운중 손수락(58) 교장은 "대중화된 골프를 시골 학생들이 구경조차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연습장을 설치했고, 현장 학습으로 대회를 열었는데 학생들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자랑했다.

글·사진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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