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아버지 이제 편히 쉬세요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벌써 13년이 되었습니다.

내가 결혼한 지 8개월 만에 57년간 불꽃같이 사셨던 생을 마감하고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홀연히 떠나가셨습니다.

손 귀한 종갓집의 외아들로 태어나 1녀 4남의 자녀를 키우시더니 그 삶의 무게가 그리도 힘드셨던가요? 당신께서 지셨던 삶의 무게처럼 저도 두 아이를 가진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이끌어 가려다 보니 아버지 생각이 절로 납니다.

삶이 힘들어도 투정 한마디 없이 농사일로 네 아들 대학 보내며 자녀들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쳤던 아버지. 2년 반을 투병하시면서 아래로 남은 마지막 두 아들까지 모두 결혼시키셨던 아버지. 5남매 중 네번째로서 셋째 아들인 내가 사는 모습이 늘 불안해 보이셨던지 임종 때까지도 당신 눈동자에 저를 가득 담아 가시더군요. 그렇게 마음이 안 놓였던 모양이죠! 하지만 아버지, 조금은 부족하지만 저도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가정 잘 꾸리면서 지금 이만큼이라도 살아가는 것은 정자나무 그늘 같았던 아버지 덕택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지셨던 삶의 무게로 우리가 시원한 그늘을 삼아 더위를 피해 갔듯이, 나 또한 내가 지는 삶의 무게로 말미암아 내 아이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아버지! 이제 자식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셋째 아들 올림.

백희목(대구 수성구 수성1가)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