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자두

가수 자두(26)가 해피 바이러스를 잔뜩 담고 돌아왔다. 새로 내놓은 정규 5집 앨범 제목도'해피 네트워크(Happy Network)'다. 세상을 행복으로 엮겠다는 즐거운 가수 자두의 의지다. 이별의 슬픔도, 악플의 공포도 그녀의 입을 통하면 모두 유쾌하기만 하다.

"제 목소리가 워낙 밝은 톤이잖아요. 어두운 노래도 좀 해 봤는데 도대체 어울리지가 않아요. 그냥 제 분위기에 맞게 기분 좋은 음악으로 팬들에게 돌아왔어요."

이번 앨범은 평소 하고 싶었던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벤 폴즈 스타일의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자두는 데뷔 전'딸기'라는 예명으로 밴드 활동을 하며 실력을 쌓았다. 그러나 가수로 데뷔하면서 하고 싶은 음악보다는 소속사의 주문에 자신을 맞췄다. 데뷔 8년을 맞은 이제야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시도할 수 있었다.

"연예계 생활을 8년 하면서 밴드 음악을 포기했었죠. 이번에 주변 사람들이'해보고 싶은 음악을 해 보라'고 용기를 줘서 이 앨범이 탄생했습니다."자두의 새 앨범은 밴드 음악답게 악기 소리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또 트럼본 등 금관악기 사운드가 가미돼 음색이 한층 드라마틱해 졌다. 10년 전부터 알고 지낸 모던 록 밴드'러브홀릭'멤버 이재학이 프로듀서를 맡았고, 그룹'일기예보'의 전 멤버 강현민과 나들 듀오가 해체 이후 처음으로 같이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자두 역시"정말 내 마음에 쏙 드는 음반이 완성됐다"고 자화자찬이다.

이재학이 작곡하고 자두가 작사한 타이틀곡'커피 한 잔'은 록앤롤의 흥겨운 리듬에 트럼본 사운드가 더해져 색다른 기분을 전해주는 곡이다. 복고적이면서도 흥겨운 노래란 게 자두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앨범에는 앨범 제목과 같은'해피 넷(Happy Net)', 지난해 발표돼 큰 인기를 끌었던 '식사부터 하세요'의 재편곡 버전, 포근한 감성 발라드곡 '꽃등' 등 12곡이 수록됐다. 이 가운데 자두가 8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슬픈 감성의 노래도 몇 곡 있었고 록 사운드가 강한 음악도 있었지만 어울리지 않는다기에 빼거나 편곡을 했어요. 가사 역시 시처럼 쓰기도 했는데 퇴짜 맞았죠. 대신 편안한 노래를 담았어요. 전에는 제 노래를 밤에 듣기가 힘들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앨범은 밤에 들어도 좋대요."

앨범 재킷에서도 유쾌함이 담뿍 묻어난다. 재킷 사진에서 자두는 화려한 원색옷을 입고 잔디 동산에서 즐겁게 야유회를 즐기고 있다. 백설공주와 텔레토비 코스프레도 했다. 인터뷰를 위해 기자를 만난 날에도 자두는 원색이 찬란한 의상으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색 복장 사진은 제가 운영하는 쇼핑몰'두야두'사진이에요. 코스프레 의상은 유명 코스프레 회사에서 협찬을 해 줬는데 그 회사에서'이효리도 돈 받고 해 줬는데 자두는 공짜로 해 줬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게 칭찬인지 놀리는 건지 모르겠어요.(웃음) 사람 성격은 옷따라 간다는데 제가 이런 옷을 입고 다녀서 더 유쾌해 지나봐요."

나이도 이제 슬슬 20대 중반인데 마냥 유쾌한 모습이 부담스럽지만은 않을까. 자두는 이런 주변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노래할 수 있는 지금의 생활이 너무 즐거워서 그런 걱정은 안한다"고 웃는다.

"처음에 제가 데뷔할 때 주변에서 제가 성공하면'장을 지진다'고들 그랬어요. 그런데 그럭저럭 잘 됐잖아요. 처음부터 틈새시장을 노린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지금 이렇다할 라이벌도 없고 이번엔 하고 싶은 밴드 음악도 하잖아요. 요즘 매사가 다 감사하고 즐거워요."

자두는 다리가 짧으면 짧은 대로 보여주고 유쾌하면 유쾌한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편하고 행복한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26년 인생을 통해 배웠다. 그 유쾌함이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 든 것이다.

자두는 얼마 전 결별한 개그맨 엄승백과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서도 특유의 유쾌함으로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로에게 떨어져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서 작년 11월 결별을 했어요. 저는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기울여 오히려 신경이 많이 쓰이네요."두 사람은 크리스찬 모임인 '미제이'에서 지금도 매주 만나고 있다. "좋게 헤어졌기 때문인지 만남이 불편하진 않다"는 게 그의 말. 눈코 뜰 새 없는 요즘의 스케줄 때문에 자두는 외로움도 못 느끼고 있다.

조금 우울한 듯한 모습을 보인 자두는 이내 화제를 바꿔 기자를 또 웃게 만들었다. 톱스타 장동건과의 황당 열애설 얘기를 하면서 말이다.

"장동건 선배님과 열애설이 터져 오히려 제가 너무 죄송했어요.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런 열애설이 났는지 궁금해요. 제 캐릭터가 밝고 명랑해 코믹한 열애설이 터진 것 같네요. 아마도 장동건 선배님이 저한테 낚였다고 생각할 거예요. 실제로 장동건을 만나면 아무 말도 못하고 도망갈 것 같아요."

8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MC, DJ, 연기 등 다양한 경험을 한 자두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로 DJ를 꼽았다. 열애와 이별의 홍역도 치렀고 음악적인 고민도 많이 한 지난날들을 이제는 DJ석에서 즐겁게 풀어나갈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전파를 통해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시키고 싶다"는 자두의 바람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연예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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